[마켓투데이]지금이 리스크가 낮은 시점이다

  • 입력 2009년 7월 3일 03시 00분


아무도 풀 수 없다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베어 풀어버린 알렉산더 왕의 전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특히 정보도 전문가도 너무 많은 요즘 투자자들은 한 번 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생각해 봐야 한다. 금융위기 이후 모든 언론매체가 경제 뉴스를 우선으로 취급하고 이름깨나 날린다는 경제전문가들이 나서서 한마디씩 하다 보니 초등학교 아이들까지 경제박사가 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국도 경제 정책 펴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고 투자자들은 투자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 우왕좌왕 ‘갈지(之)’자 걸음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올해 시장은 더 볼 것 없으니 현금을 챙겨 기다리라’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부추긴다. 또 한 무리는 ‘경기가 회복하려면 2∼3년은 족히 걸린다’고 하고 다른 사람들은 ‘내년이면 경기가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일단의 전문가는 ‘조만간 인플레이션 문제로 각국 정부가 골치 아플 것’이라고 경고하고 한편에서는 ‘당분간 디플레이션이 호환과 마마보다 더 무섭다’고 목청을 돋운다. 정답은 시간이 가야 밝혀지는 것인데 지금 당장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사람들은 답답하고 난감할 따름이다.

이럴 때에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푸는 방법처럼 단순 무식한 방법이 최상의 해결책이다. 물론 ‘단순 무식’이라는 말은 복불복이니 일단 지르고 보란 뜻은 결코 아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상식으로 돌아가 상식적인 판단을 하라는 얘기다. 첫째, 만약 비관론자들의 주장처럼 아직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면 위기에 투자해 손해 볼 일은 없다. 그리고 낙관론자의 말처럼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면 지금이야말로 투자의 적기다.

둘째, 지금이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위기라면 앞으로 이런 위기는 최소 수십 년이 지나야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번 위기 뒤에는 상당 기간 태평성대가 온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위기가 시작된 지 이미 2년이 지나가고 있다. 대공황의 실수를 되풀이할 만큼 어리석은 정부가 없다면 위기가 끝날 날도 머지않았다. 길어야 1년이다.

마지막으로, 외환위기 시절 경험했듯이 위기 때마다 부의 재편이 일어나고 그것도 소수에게 더욱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위기에 그만큼 냉정하게 사리판단을 하는 사람이 적다는 얘기다.

아직도 대다수의 투자자는 더 좋은 분석과 정보, 더 좋은 투자 시점을 찾는다. 또 너무 많은 전문가가 매일 새로운 주장을 쏟아 내고 서점은 투자 방법서로 넘쳐난다. 그래서 오히려 투자에 장애가 된다. 투자에는 왕도가 없다. 방향을 정하고 일관되게 3∼5년을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필자가 아는 최선의 방법이다. 경제가 위기를 벗어나고 있는 지금이 리스크가 가장 낮은 시점이다. 단순한 논리가 정답일 때가 많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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