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경제뉴스]구조조정은 무엇이고 왜 해야 하나요

  • 입력 2008년 11월 19일 03시 00분


[Q]최근 신문 보도를 보면 ‘구조조정’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다음은 동아일보 11월 14일자 A2면에 나온 기사의 일부입니다. “외환위기 당시 금융감독위원회에 설치돼 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구조개혁단’이 금융위원회에 부활된다. 이는 실물경제 침체와 이에 따른 기업들의 경영난에 대한 정부의 상황 인식이 그만큼 예사롭지 않다는 의미로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대체 구조조정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요.

급변하는 경제환경에 맞춰 기업 체질 개선 필요

업무 효율성 높이려 감원-조직 통폐합 등 대수술



구조조정(restructuring)이란 용어는 기업이 새로운 경쟁력을 갖기 위해 사업, 조직, 인력, 재무, 경영시스템 등을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맞게 변화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성장성이 부족한 사업 분야를 축소 또는 폐쇄하고, 중복된 사업을 통폐합하는 과정 등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구조조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구조조정을 해야 할까요.

경제는 살아있는 생명체로 종종 비유됩니다. 끊임없이 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거죠. 기업들은 시대 흐름에 맞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쟁력이 약해진 사업 분야는 정리하고, 시대가 필요로 하는 사업 분야를 강화해 가면서 변신을 거듭하게 됩니다.

실제로 성공한 글로벌 기업들을 보면 대부분 이러한 구조조정을 거쳐 체질을 변화시킨 기업들입니다.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은 성공적인 구조조정 기업으로 항상 꼽히는 곳 중 하나입니다. 1981년 이 회사의 회장으로 취임한 잭 웰치 최고경영자는 “고쳐라, 매각하라, 아니면 폐쇄하라”는 전략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그는 ‘GE에서 몇 개의 사업 분야나 경쟁력이 있는가’라고 화두를 던진 뒤 당시 350개였던 사업부 중에서 경쟁력 없는 사업부를 과감히 퇴출시키고, 12개 미래성장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자원을 집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42만 명이던 직원이 27만 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노키아는 다각화된 저수익 기업에서 이동통신사업 중심의 구조조정으로 글로벌 휴대전화 제조 기업으로 도약했습니다. 노키아는 불황기에 기존 주력사업을 매각하고 미래 성장영역인 이동통신사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해나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디지털 산업을 리드하는 혁신 기업으로 평가받는 애플 역시 성공적인 구조조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한 기업으로 분류됩니다.

애플은 2000년대 초 개인용 컴퓨터(PC) 산업이 과다한 재고 누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되자 새로운 성장동력인 MP3플레이어 ‘아이팟’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힘썼습니다. 결국 전 세계 청소년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선물인 아이팟을 개발해 ‘아이팟 신드롬’까지 만들게 된 것이죠.

구조조정은 기업을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드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이 과정에서 인력 감축도 진행되기 때문에 근로자에겐 구조조정이란 용어가 부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현재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의 많은 금융회사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신 인력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입니다.

미국의 씨티그룹은 17일(현지 시간) 전체 직원의 약 14%에 해당되는 5만 명을 추가 감원하기로 했습니다. 씨티그룹은 올해 들어 해고와 사업부문 매각 등을 통해 2만3000명을 감원한 바 있습니다.

한국의 기업들도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많은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은 경험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구조조정과 동반되는 실업문제 해결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해당 기업 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취업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한국에도 실물경제 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진행 중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구조조정이 건설업계는 물론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기초체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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