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판매된 베트남펀드는 12개로 총수탁액은 9400억 원에 이른다. 이런 막대한 자금이 베트남과 같은 소형국가에 집중적으로 투자되었다는 점이 놀랍지만 더 심각한 것은 대부분의 펀드가 설정 이후 30%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펀드는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한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서 얻는 첫 번째 교훈은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식투자는 고위험, 고수익이 특징인 만큼 반드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
우선 국내 투자를 먼저 하고 해외투자는 일정비율로 제한해야 한다. 또한 해외투자도 전 세계 주식시장에 골고루 투자하는 글로벌 주식펀드에 먼저 가입하고 나서 동남아, 유럽과 같은 지역펀드에 투자해야 한다.
베트남과 같은 특정 국가는 가능하면 투자비중을 줄이고 가장 나중에 가입해야 한다. 이렇게 분산투자하면 위험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
두 번째 교훈은 과거의 수익률이나 막연한 전망으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중국이 2008년에 올림픽을 하니 주가가 오를 것이다”, “베트남은 30년 전 한국과 같은 상황이니 경제가 고성장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지역이 될 것이다”라는 식의 ‘뜬 구름잡기’ 식 전망으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
주가는 기업의 수익성이 뒷받침돼야 오를 수 있다. 기업들의 미래 수익전망을 냉철하게 분석해야지 감각적으로 주가를 전망해서는 안 된다.
세 번째 교훈은 펀드판매 회사나 자산운용회사들의 전망만 믿기보다는 자기 책임하에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펀드를 판매하거나 운용해서 이익을 얻는 곳은 어차피 투자를 부추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최종적인 판단은 투자자들이 할 수밖에 없다.
주식형 펀드의 전망을 누구도 정확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분산투자로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주식펀드 투자가 활성화된 지 벌써 5년 가까이 돼 간다. 이제는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를 체질화해 다시는 베트남펀드 같은 곳에 집중 투자해 손실을 보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하자.
우재룡 한국펀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