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펀드이야기]뜬 구름 잡기식 투자론 성공못해

  • 입력 2008년 5월 19일 03시 01분


최근 주가 상승에 힘입어 주식형 펀드의 수탁액이 14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116조 원에서 24조 원이나 급증한 것이다. 이런 주식형 펀드의 호조 속에서 올해 들어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펀드는 바로 베트남펀드들이다.

국내에 판매된 베트남펀드는 12개로 총수탁액은 9400억 원에 이른다. 이런 막대한 자금이 베트남과 같은 소형국가에 집중적으로 투자되었다는 점이 놀랍지만 더 심각한 것은 대부분의 펀드가 설정 이후 30%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펀드는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한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서 얻는 첫 번째 교훈은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식투자는 고위험, 고수익이 특징인 만큼 반드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

우선 국내 투자를 먼저 하고 해외투자는 일정비율로 제한해야 한다. 또한 해외투자도 전 세계 주식시장에 골고루 투자하는 글로벌 주식펀드에 먼저 가입하고 나서 동남아, 유럽과 같은 지역펀드에 투자해야 한다.

베트남과 같은 특정 국가는 가능하면 투자비중을 줄이고 가장 나중에 가입해야 한다. 이렇게 분산투자하면 위험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

두 번째 교훈은 과거의 수익률이나 막연한 전망으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중국이 2008년에 올림픽을 하니 주가가 오를 것이다”, “베트남은 30년 전 한국과 같은 상황이니 경제가 고성장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지역이 될 것이다”라는 식의 ‘뜬 구름잡기’ 식 전망으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

주가는 기업의 수익성이 뒷받침돼야 오를 수 있다. 기업들의 미래 수익전망을 냉철하게 분석해야지 감각적으로 주가를 전망해서는 안 된다.

세 번째 교훈은 펀드판매 회사나 자산운용회사들의 전망만 믿기보다는 자기 책임하에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펀드를 판매하거나 운용해서 이익을 얻는 곳은 어차피 투자를 부추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최종적인 판단은 투자자들이 할 수밖에 없다.

주식형 펀드의 전망을 누구도 정확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분산투자로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주식펀드 투자가 활성화된 지 벌써 5년 가까이 돼 간다. 이제는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를 체질화해 다시는 베트남펀드 같은 곳에 집중 투자해 손실을 보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하자.

우재룡 한국펀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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