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미기자의 맛있는 메신저]간장들, 각각 무슨요리에

  • 입력 2008년 4월 4일 03시 00분


의욕이 앞선 새댁(29세 회사원): 결혼한 지 보름밖에 안 된 새내기 주부예요. 남편 생일이라 미역국을 끓였는데 너무 맛이 없는 거예요. 시어머니 말씀이 제가 조선간장이 아닌 양조간장을 넣어서 그렇대요. 아무 간장이나 넣으면 안 되나요? 어려워요. ㅜㅜ

신 기자: 누구나 어렸을 때 어머니가 간장 심부름을 시키셨던 경험이 있을 거예요. ‘조선간장’ ‘왜간장’ ‘양조간장’ ‘진간장’…. 이름이 가지각색이라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 요리할 땐 어느 간장을 넣든 상관은 없지만 대체로 간장 종류별로 어울리는 음식이 있어요.

의욕댁: 먼저 조선간장이랑 왜간장의 유래 좀 알려 주세요.

신 기자: 조선간장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 재래식 간장인데요, 100% 콩만으로 메주를 쑤어 발효시킨 뒤 소금물을 부어 만들죠. 짠맛이 강하고 맑아서 재료 색깔을 그대로 살리는 국이나 무침에 주로 쓴답니다. 그래서 국간장이라고도 하고요. 왜간장은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일본식 간장이에요.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는 간장은 대부분 왜간장인데 탈지대두(기름기를 짜낸 콩)와 밀을 재료로 하죠. 왜간장에도 제조법에 따라 양조간장과 혼합간장이 있어요.

의욕댁: 메모하는 중∼ @.@

신 기자: 양조간장은 보통 6개월 동안 숙성시켜 만들어 감칠맛이 좋아서 생선회나 부침개를 찍어 먹는 소스로 어울리죠. 혼합간장은 콩에서 단백질을 분해해 얻은 아미노산 간장과 양조간장을 섞어 만든 겁니다. 양조간장보다 빨리 만들 수 있어 대량생산하기에 좋죠. 대표적인 혼합간장이 바로 진간장입니다. 진간장은 열을 가해도 맛이 잘 안 변해서 주로 찜, 조림, 볶음 등에 써요.

의욕댁: 복습하자면 국 끓일 땐 조선간장, 부침개 찍어먹을 땐 양조간장, 멸치 볶을 땐 진간장이라 이거죠?

신 기자: 혹시 간장공장 공장장 딸이세요? 이해가 빠르시네요. ^^ 참고로 간장은 보통 싱크대의 찬장에 넣어두는 집이 많은데 상온보다는 냉장고에 보관하는 게 좋다고 하네요.

의욕댁: 아침에 남편이랑 다퉜는데 시원한 콩나물국이라도 끓여 먹으며 화해해야겠어요.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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