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연말과 설 상여금 등으로 생긴 1000만 원 굴리기’에 도전합니다.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상여금만으로 1000만 원의 여유자금을 만들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상여금을 포함해 이래저래 모아진 돈으로 가정했습니다. 각 은행 프라이빗뱅킹(PB) 담당자들이 소개하는 상여금 포트폴리오(자산 배분)를 소개하기에 앞서 그동안 ‘금융 둔감증’에 빠져 있던 저의 참회록부터 시작할까 합니다. 의외로 금융상품과 담을 쌓고 사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많이 봤거든요.
○ ‘과거를 참회하고 금융에 눈뜨다’
대학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10년 넘게 한 30대 중반 여기자의 ‘금융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우선 직장인의 ‘필수품’이라고 하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연말정산 때 연간 가입액의 40%(최고 300만 원)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흘려보낸 셈이죠. 그뿐인가요. 펀드상품과 주식은 손도 안 댔습니다.
여태껏 뭘 했단 말입니까. 그저 여윳돈이 없었던 탓으로 돌려야 할까요. 사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구입한 아파트 가격이 올라주긴 했지만 월급에서 꼬박꼬박 빠져 나가는 대출이자 부담이 큽니다. 신문에 종종 등장하는 ‘일단 빚부터 청산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꾹 믿은 것까진 좋았다고 칩니다. 그러나 월급의 일정 부분을 뚝 떼어 금융상품에 맡겨두지 않았더니, 생기는 돈은 옷이며 화장품이며 주유비로 펑펑 들어갔습니다. 이른바 ‘금융 둔감증’이자 ‘빚의 악순환’이었습니다.
○ 일단 장기주택마련저축부터 가입하자
각 은행 PB 담당자들은 장기주택마련저축에 일단 가입할 것을 한결같이 추천합니다.
상여금으로 모인 300만 원만 불입해도 이 금액의 40%인 120만 원을 연말에 소득공제 받을 수 있거든요.
기자는 무조건 이 상품에 가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은행의 금리가 가장 높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는 각 은행 금융상품의 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해둬 좋았습니다. 대개의 은행은 연 4.5%의 금리를 보장하는 데 비해 수협은행은 5.2%로 금리가 가장 높았습니다. 수협은행 지점을 직접 방문했더니 0.2%의 우대금리를 덤으로 받을 수 있는 인터넷 가입을 추천했습니다. 왠지 돈 번 것 같은 뿌듯함을 안고 돌아와 주위에 자랑했더니 7년 이상 장기로 묻어두는 이 상품은 저축보다 펀드로 가입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습니다. 펀드는 원금손실 부담이 있긴 하지만 장기로 운용할수록 수익률이 높을 수 있다는 겁니다. 아뿔싸. 펀드와 저축으로 고민하다가 인터넷 가입 기간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 1000만 원으로 시작하는 새해 투자
각 은행 PB 담당자들은 1000만 원으로 금융상품을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장기주택마련저축 등에 가입한 뒤 나머지 돈은 펀드 분산투자로 수익을 꾀하라는 것이죠. 해외 펀드에 대한 정부의 비과세 방침도 정해졌습니다.
김은정 신한은행 PB고객부 재테크 팀장은 △장기주택마련저축 200만 원 △연금신탁 200만 원 △국내 적립식 주식형펀드 300만 원 △아시아지역 적립식 펀드 200만 원 △유럽배당주 적립식 펀드 100만 원 등의 자산운용을 추천했습니다.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 PB팀장은 금융상품의 투자 기간에 따라 △1년 이내 20% △1∼3년 50% △3년 이상 30%의 배분도 제안했습니다.
자, 이제 차근차근 시작합시다. 돈 쓰는 재미 말고 돈 굴리는 재미에 푹 빠져들어 봅시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프라이빗뱅킹(PB) 담당자들이 추천하는 1000만 원 굴리는 방법 은행 PB 담당자 내용 김은정 신한은행 PB고객부 재테크팀장 △장기주택마련저축 200만 원 △연금신탁 200만 원 △국내 주식형 펀드 300만 원 △아시아지역 적립식 펀드 200만 원 △유럽배당주 적립식 펀드 100만 원 등 정연호 외환은행 자산관리센터 PB팀장 △연말정산용 비과세 상품에 300만 원 △국내 주식형 펀드에 300만 원 △일본과 중국 펀드에 각각 200만 원씩 400만 원 등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PB팀장 투자 기간에 따라 △1년 이내 200만 원 △1∼3년 500만 원 △3년 이상 300만 원 등 김현철 국민은행 청담PB센터 팀장 △해외 상업용 빌딩 등에 투자하는 글로벌 부동산 펀드 400만 원 △일본 또는 유럽펀드에 300만 원 △인도 등 신흥시장 펀드에 300만 원 등 자료: 각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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