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아우디 ‘뉴TT’ 쿠페

  • 입력 2007년 7월 2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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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하는 듯 순발력 만점

타이어-엔진 소음은 불쾌

‘장난감이란 이런 것이다.’

아우디 ‘뉴 TT’ 쿠페(사진)는 디자인이나 성능이 무선조종 장난감자동차를 크게 키워 놓은 것 같았다. 종전 모델보다 눈매가 날카로워지기는 했지만 동글동글한 차체는 여전히 귀여웠다. 그렇다고 성능까지 마냥 귀여운 것은 아니다.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28.6kg·m을 내는 4기통 2000cc 직분사 터보엔진과 수동변속기 구조의 6단 자동변속기(S-트로닉)는 작고 귀여운 차체를 나름대로 짜릿하게 몰아붙였다.

실제 주행에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7초(제원상 6.4초), 400m 통과시간은 15초로 측정됐다. 시속 210km에 이르면 속도제한 장치가 작동해 더는 가속이 안 된다.

BMW ‘M5’나 메르세데스벤츠 ‘E55 AMG’처럼 시속 100km 가속시간이 5초, 속도제한을 풀면 최고 시속 300km를 훌쩍 넘기는 괴력의 세단들이 즐비한 세상이어서 TT는 느림보 스포츠카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TT는 꼭 오금이 저릴 정도로 빠르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명한다.

운전을 하다 보면 마치 오락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운전대를 돌리면 장난감 자동차처럼 재빠르게 내가 원하는 위치로 이동한다. 급격한 동작에도 차체의 흔들림이 적어 심리적 안정감도 높다. TT가 스포츠카의 이름을 얻을 수 있는 이유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4륜구동인 콰트로시스템이 없어 차의 움직임이 다람쥐처럼 더욱 날래다. 콰트로는 커브길에서 급가속을 하거나 고속주행, 눈길과 빗길 주행에서는 안정적이지만 전반적으로 핸들링이 둔해지는 단점이 있다.

승차감은 단단한 서스펜션(차체의 흔들림을 잡아주는 장치)에 비해서는 좋은 편이다. 서울∼부산을 왕복했는데 일반 세단과 비교할 때 피로도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다만 차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사운드(Sound)’는 재미를 반감했다. 타이어 소리는 중장비라도 지나가는 것처럼 필요 이상으로 크다. 직분사 엔진의 특징인 달달거리는 소리도 상쾌하지 못했고 배기음 또한 유약한 편이다. 귀마개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재미있지만 시끄러운 이 장난감을 사려면 625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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