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코스닥 벤처펀드 ‘흥행열차’ 타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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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벤처펀드’ 초반 돌풍… 투자 전략

‘코스닥 벤처펀드’의 초반 인기가 뜨겁다. 이달 5일 첫선을 보인 뒤 8거래일 만에 순자산 규모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공모주가 이 펀드에 우선 배정돼 상장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소득공제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당분간 자금 유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해제된 지 7년이 되지 않은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또 자산의 15% 이상은 벤처기업의 신규 발행 주식 등에 투자해야 한다. 창업·벤처기업에는 자본 조달의 창구를 늘려주고, 일반 투자자들에겐 소액으로 벤처기업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2주 동안 1조3200억 원 몰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현재 56개 자산운용사가 판매 중인 106개 코스닥 벤처펀드에 총 1조3195억 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담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운용이 자유로운 사모펀드(99개)에 9967억 원이, 공모펀드(7개)에 3228억 원이 들어왔다.

공모펀드 중 운용 규모가 가장 큰 ‘KTB코스닥벤처’ 펀드와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 펀드는 자금이 너무 많이 몰리자 일시적으로 신규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벤처기업 자산 편입 비중을 지키려면 운용 자산 규모를 무작정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기 비결로 코스닥 신규 상장 공모주식의 30%가 코스닥 벤처펀드에 우선 배정되는 점을 꼽는다. 지난해 연간 공모주 수익률은 41.2%로 코스피 평균 수익률(21.8%)의 두 배나 될 만큼 성과가 높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모주펀드 중에서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이 있는 하이일드혼합 유형 등 주요 펀드의 최근 3년 수익률은 15∼25% 수준”이라면서 “기존 펀드보다 코스닥 벤처펀드의 공모주 우선 배정 비중이 더 높은 것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벤처펀드의 수익률은 이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제 혜택도 매력적이다. 투자자들은 투자금액 3000만 원까지 10%(최대 300만 원 한도)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봉 6000만 원의 직장인이라면 소득세율 24%를 적용받아 79만2000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소득공제 10%를 받으려면 투자 기간 3년을 채워야 한다. 투자일로부터 3년 안에 펀드를 환매하면 이미 공제받은 금액을 뱉어내야 한다. 특히 펀드 가입 시점이 아니라 매수 시점을 기준으로 투자 기간을 계산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1개 펀드에 가입한 뒤 여러 번 추가 매수를 한다면 각 매수금마다 3년을 채워야 한다는 얘기다.

운용 전략, 성과 꼼꼼히 따져 투자를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코스닥 벤처펀드 판매액이 연내에 4조 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모주 10% 우선 배정 혜택을 준 하이일드펀드가 출시 1년 만에 3조8000억 원이 판매된 전례가 있는 만큼 코스닥 벤처펀드의 인기도 계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운용사 역량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코스닥 벤처펀드 운용 전략을 꼼꼼히 살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펀드 운용 성과가 뛰어나고 신주 발행 시장에서 노하우가 있는 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시총 상위 종목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우량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골고루 담은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나타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아직 소액 투자자들이 발을 들일 수 있는 공모펀드 수가 부족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최소 1억 원 이상으로 가입할 수 있는 사모펀드 시장이 더 크게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기대만큼 코스닥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활발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모펀드는 변동성이 큰 코스닥 주식보다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CB, BW 등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사모펀드에 자금이 몰려 성장세가 둔화되면 운용사들도 공모펀드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며 “소액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벤처펀드 시장이 지금보다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머니앤라이프#경제#금융#코스닥 벤처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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