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코스닥 랠리 타고… 뜨거워진 ‘공모주’ 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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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스닥 활성화 정책 잇달아… 코스닥 10년 만에 장중 800선 넘어서
공모주 청약도 치열… 기업 1곳에 청약증거금 2조4030억 원 몰리기도

최근 코스닥 지수가 10년 만에 장중 800 선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공모주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상장한 공모주들이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새내기주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17개를 포함해 모두 60개다. 이 중 스팩을 제외한 43종목은 24일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평균 66.7% 올랐다. 올 한 해 코스닥이 25.5% 오른 것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24일 상장 당일 공모가 3만5000원의 갑절로 오른 7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2조 원에 육박해 코스닥 시장 14위에 올랐다. 최근 방영 작품들의 연타석 흥행과 코스닥 제약·바이오주 투자 열기가 엔터주 등 다른 종목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공모주 청약 경쟁도 치열하다. 교통 솔루션 기업 에스트래픽은 1128.1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청약 신청 금액의 절반을 내는 청약증거금만 2조4030억 원이 몰렸다. 추석 이후 상장한 상신전자, 영화테크, 비디아이 등도 청약경쟁률 1000 대 1을 넘었다.

새내기 주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두드러지는 업종은 바이오 분야다.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개발로 주목받은 티슈진은 공모가 대비 123.7%(이하 24일 기준) 상승해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5위에 올랐다. 9월 상장한 항체신약 개발사 앱클론의 종가는 8만5200원으로 공모가의 약 8배로 올랐다. 올해 상장기업 중 상승률 1위다.

IPO 시장 열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에는 시가총액이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진에어가 청약을 마감한다. 공모 예정가는 2만6800∼3만1800원으로 총 공모 규모는 3000억 원을 웃돈다. 다음 달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디바이스이엔지와 클린룸 제어 시스템을 생산하는 시스웍이 청약에 들어간다.

일각에서는 공모주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관 투자가들은 관심을 두지 않지만 개인 투자자들만 지나치게 몰리는 과열 흐름이 감지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공모주 성적은 편차가 크다. 올해 코스닥 상장 기업 43곳 중 주가가 공모가 대비 2배 이상으로 크게 오른 기업은 10곳이었지만, 14곳(32.6%)은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이 때문에 여전히 공모가가 과다 책정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공모가 범위를 정하기 위해 동종업계의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비교하는데 최근 실적이나 부채비율 등 경영 여건이 경쟁 기업보다 뒤지는데도 더 높은 주가수익비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피해를 보는 개인투자자들이 속출하는 이유다.

일반 투자자들은 기업이 보유한 기술의 미래가치와 기대 실적을 정확히 판단하기 힘들다. 상장 시점에 기업 실적이나 가치가 고점을 찍은 것은 아닌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모주는 같은 업종 기업들보다 변동률이 2배 이상 높다고 봐야 한다”며 “공모주는 리스크가 큰 만큼 묻지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코스닥#스튜디오드래곤#기업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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