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own]분양권시장 투기지구 거래 ‘뚝’…안정대책 약발?

  • 입력 2002년 9월 29일 17시 38분


‘9·4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아파트 분양권 시장의 판도가 확 바뀌었다.

정부 대책이 나온 지 한 달이 가까워오면서 지역별 부침(浮沈)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 투기과열지구(이하 투기지구)로 지정된 곳은 거래가 뚝 끊겼다. 분양권 값도 약세다. 반면 다른 지역은 매수세가 일면서 되레 과열되는 양상이다.

▽숨죽인 투기과열지구〓부동산 정보 제공업체인 닥터아파트(www.drapt.com)에 따르면 9월 7일부터 26일까지 서울지역 분양권 값은 0.56% 올랐다. 직전 조사(0.71%) 때 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구별로는 강남구를 뺀 나머지 구 전체에서 상승률이 하락했다.

인천도 같은 기간 0.15% 오르는 데 그쳤다. 9월 6일 집계한 직전 2주간 변동률은 2.74%. 정부 대책이 발표된 뒤 상승률이 2.59%포인트나 추락한 셈이다.

경기 고양시도 0.99%로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분양권 투기가 극심했던 남양주시와 화성시는 값이 내렸다. 남양주는 -0.32%, 화성은 -0.38%로 집계됐다.

이들 다섯 곳은 도시 전체나 일부가 투기지구로 지정된 지역이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분양권을 짧은 기간에 사고 파는 게 어렵게 되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며 “분양권 소유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지 않고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열되는 비(非)투기과열지구〓투기지구가 아닌 경기도 일대 시·군에서는 분양권 값이 강세다.

수원시가 조사 기간동안 2.26% 오른 것을 비롯해 안산시가 1.86%, 부천시는 1.65%, 광주시는 1.06% 상승했다. 수원은 특히 지난 조사보다 변동률이 1.44%포인트나 급등했다.

실제 수원 망포동 LG빌리지 3차 35평형 분양권은 이 달 초보다 1500만원이 오른 2억∼2억1000만원 선에 거래된다.

안산 고잔지구 대우아파트 3차 43평형도 2억7000만∼3억원 선으로 지난 조사 때보다 1000만원 이상 올랐다.

신규 분양도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 수원 망포동에 선보인 쌍용건설과 주택공사 아파트는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이 끝났다. 쌍용건설 아파트에는 287가구에 2300여명이 몰릴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수원은 상반기만 해도 통장이 필요 없는 3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되는 게 통례였다.

이들 지역은 투기지구로 지정되더라도 그 전에 분양권을 샀다면 전매제한기간에 상관없이 되팔 수 있다. 당분간 분양권 값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변하지 않는 원칙〓투기지구가 아닌 곳 중에서도 용인과 안양 등지 분양권은 의외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용인은 9월 중순만 해도 투기지구를 대신할 투자처로 거론됐던 곳.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분양권 값 변동률이 0.77%에 그쳤다.

용인시 수지읍 더존공인 김만성 사장은 “정부 대책이 나온 뒤 한동안 분양권 거래가 늘고 미분양 아파트도 속속 팔려나갔지만 금세 경기가 시들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은 매물만 나와 있을 뿐 사려는 이가 없어 거래가 안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투기지구에 속해 있으면서도 폭발적인 관심을 끄는 곳도 있다. 10월 1일 청약을 받는 인천 삼산지구 아파트(시공사 신성) 모델하우스에는 연일 1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투기지구 여부와 관계없이 수급과 입지여건이라는 원칙이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은 아파트 과잉 공급과 마구잡이 개발이라는 걸림돌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반짝 특수’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인천 삼산지구는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입지여건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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