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락기에는 어떤 재테크 전략이 필요한지 국내 은행과 증권사의 프라이빗뱅커(PB) 4명의 조언을 들어봤다.》
은행-증권 대표 PB 4인이 추천하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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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라
PB들은 경기침체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의 고금리 특판예금 등 현금성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많았다.
공성율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팀장은 “현금성 안전자산과 투자자산 비중을 6 대 4 정도로 조정하고 시장이 상승국면에 들어서면 점차 투자자산 비중을 조금씩 늘려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 팀장은 은행 예금에 돈을 넣더라도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금리가 높지 않기 때문에 적립식 펀드나 주가지수연동예금(ELD),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펀드(ELF) 등 원금에 대한 안전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며 추가 수익을 노리는 상품을 추천했다.
김도현 한국투자증권 분당PB센터 차장은 “국내외 경기가 침체국면에 머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가가 싸다는 이유만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시장이 어려울 때 분할매수를 하고 위험자산의 비중을 감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조정해 나갈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유태우 삼성증권 명동지점 차장은 “경기 침체기에 국내 주식에 돈을 넣어 2년 이상 투자하면 원금손실 확률이 2% 밑으로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체계적인 자산 배분으로 장기투자를 준비할 적기”라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인 자산운용의 방법으로 국내주식 17%, 해외주식 22%, 채권 54%, 대안 투자상품 7%로 분산 투자하는 방식을 권했다.
○20, 30대는 세금우대 상품, 적립식펀드로 종자돈 확보
PB들은 연봉 3000만 원 정도인 20, 30대 사회 초년병에게는 종자돈 마련을 위해 안정적이고 단순한 투자 방식을 권했다.
공 팀장은 “본격적인 자산증식을 위한 준비단계이기 때문에 복잡하거나 위험부담이 큰 주식 투자비중을 줄이고 ‘3년 안에 3000만 원 모으기’처럼 명확한 목표를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차장은 “수시로 꺼내 쓰는 용돈은 연 5%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에 넣어 관리하는 게 좋다”며 “장기주택마련저축, 개인연금 등 소득공제 상품에 투자하고 남은 돈으로 국내와 해외주식 펀드에 6 대 4의 비율로 관리하면 좋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월 고정 급여의 50∼60%는 저축할 필요가 있다”며 “적립식 펀드로 2∼3년 단위로 목돈을 만들고 상여금만 따로 투자하는 펀드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40대는 대출관리에 철저해야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금리가 상승할 때는 빚부터 갚는 게 중요하다. 40대는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출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김인응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부지점장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에 여유자금이 발생하면 대출을 먼저 상환해 고정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공 팀장은 “여윳돈이 있으면 대출 원리금이 월 소득의 30%를 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게 좋다”며 “금리는 장기적으로 하향 안정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수료 부담까지 지면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 대출이나 금리 상한부 대출로 갈아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원금 조기상환에 따른 불이익이 없다면 원리금을 꼬박꼬박 갚아나가는 게 좋다”며 “대출원금이 만기 상환식이라면 만기까지의 기간을 감안해 적립식 펀드에 돈을 꾸준히 넣고 이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방법도 있지만 무리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50대 이상은 안정자산 비중을 높이는 시기
50대 이상은 지금 같은 약세장에서 공격적 투자보다 안정 자산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
공 팀장은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수치만큼의 비중을 투자자산으로 운영하는 식으로 자산 배분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50대라면 금융자산의 주식이나 펀드 등의 투자자산이 40∼50%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차장은 “원금은 지키고 이자로 투자하기 위해 채권투자 이자로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형 펀드에 넣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여유자금 2억 원이 있다면 최근 금리가 오른 카드채권(만기 3년, 7.45%)에 1억5000만 원을 투자하고 3개월마다 240만 원의 이자를 받아 월 80만 원씩 적립식 펀드에 넣으라는 것이다. 나머지 5000만 원에 대해서는 소득공제가 가능한 개인연금이나 보험 상품을 추천했다.
김 부지점장은 △1억 원은 세금우대 특판 정기예금 △6000만 원 정도는 ELS나 ELF 상품 △4000만 원은 증시회복에 대비해 2∼3년을 내다보고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 분할 투자하는 것이 투자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