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대해부]「1호펀드」가 수익률 가장 높다

  • 입력 1999년 7월 19일 18시 27분


간접투자상품으로 시중자금이 몰리면서 이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의 ‘주가’도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수억원대의 스카웃비용을 들여가면서 유능한 펀드매니저들을 확보하는데 혈안이 돼있다.

그러나 이들이 과연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지, 부풀려진 측면은 없는가를 운용패턴과 운용실적 등을 통해 살펴본다.

★펀드매니저 초과수익 분석

펀드매니저들이 자기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하고 있는지 여부는 초과수익 규모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동아일보와 LG경제연구원은 동아―LG펀드평가지수(FWI) 구성항목인 젠센의 알파지수를 활용, FWI 평가대상 펀드(400억원 이상 70개 펀드)의 위험조정후 초과수익 규모를 조사했다. 젠센의 알파지수는 실제 달성한 단순수익률과 위험을 감안한 기대수익률과의 차이를 뜻한다.

조사결과 수익증권중에서는 현대투신운용의 강신우 펀드매니저가 9일 현재 342억원의 초과수익을 올려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현대투신 황승규 229억원 △대한투신 이춘수 206억원 △대한투신 김해동 106억원 등의 순이었다.

뮤추얼펀드에서는 △미래에셋의 김영일 500억원 △미래에셋 손동식 319억원 △LG투신운용 박종규 252억원 △미래에셋 이병익 195억원 △삼성투신운용 이창훈 173억원 등의 순.

★누가 ‘큰 손’인가

국내 펀드매니저들 가운데 누가 가장 많은 자금을 굴리고 있으며 또 펀드 규모와 운용수익률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조사결과 주식형 수익증권인 ‘바이코리아’를 운용하는 현대투신운용 펀드매니저들의 운용규모가 가장 컸다. 바이코리아 펀드의 덩치(9조6000억원)가 워낙 크기때문. 현대투신운용의 황승규(1조9479억원) 강신우(1조2939억원)펀드매니저가 1,2위를 차지했으며 3위는 1조2843억원을 굴리는 한국투신의 장동헌펀드매니저.

뮤츄얼펀드중에서는 △서울투신 김영준 6288억원 △미래에셋 이병익 2808억원 △삼성투신운용 오성식 2141억원 △SEI에셋코리아 박경민 2011억원의 순.

그러나 펀드규모와 수익률간에는 특징적인 상관관계(예컨대 펀드규모가 클수록 수익률이 높다는 등)를 발견할 수 없었다. 수익률은 오히려 펀드규모보다 성장형 안정성장형 등 펀드유형에 크게 좌우됐던 것으로 분석됐다.

★1호펀드의 수익률이 높았다

‘1호펀드에 가입하는게 유리하다’는 속설이 이번 조사를 통해 입증됐다. 박현주펀드 바이코리아펀드 등은 대부분 한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면서도 펀드 이름뒤에 번호를 붙이면서 구분하는 일종의 시리즈펀드. 조사 결과, 대부분의 1호펀드가 후속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높았다.

실제로 대한투신의 윈윈코리아 홀인원펀드 1호와 6호는 설정일이 불과 3일밖에 차이가 나지않는데도 수익률은 1호가 9일 현재 72.58%, 2호는 53.54%로 2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대한투신 지춘근펀드매니저는 “6호펀드가 설정된 시점의 주가수준이 1호펀드 설정때보다 45포인트 가량 높아 수익률 차이가 벌어졌다”며 “대세상승기에는 하루라도 먼저 설정된 펀드가 유리하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1호펀드가 성공해야 후속펀드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1호펀드에 각별한 신경을 쓰지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미래에셋의 김영일펀드매니저는 “시리즈펀드는 포트폴리오와 사고 파는 교체매매 타이밍이 비슷하다”며 “위험관리 측면이라면 시리즈펀드에 중복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도움말:LG경제연구원 이한득선임연구원)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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