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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경제정책 10개 중 9개 평균이하… ‘최저임금’ 2.95점 최하위

특별취재팀
입력 2017-12-18 03:00업데이트 2017-12-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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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한민국 정책평가]<1> 경제분야 10대 정책 정부의 주요 경제 정책 10개 가운데 9개는 전체의 평균 점수에 못 미쳤다. 양극화 해소, 탈(脫)원자력발전 등 문재인 정부가 잇따라 제시한 굵직한 경제 정책을 두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설계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갑질 근절 등 공정 경쟁을 내세운 정책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이 역시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는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국민 요구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으로 나올 성과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17일 동아일보가 고려대 정부학연구소,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진행해 발표한 정책평가에서 경제 분야 10개 정책은 5점 만점에 평균 3.14점을 받았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최근 나아지는 경기 상황 등이 반영돼 지난해(2.91점)보다는 높았다. 하지만 경제, 사회복지, 외교안보, 교육문화 등 4가지 정책 분야 중 평균 점수는 가장 낮았다. 전체 평균 점수(3.32점)보다 높은 점수의 정책은 ‘하도급·가맹·유통분야 거래구조 개선’ 한 개에 불과했다.

○ 최저임금 인상, 탈원전 등 ‘쟁점’ 몰렸다

경제 분야 정책 10개 중 논란이 거센 ‘최저임금 인상’ 정책은 2.95점으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는 이미 2020년 최저임금 시급 1만 원을 달성하기 위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올린 7530원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6.3%가 최저임금 인상 등 급격한 노동정책 변화에 따른 부담 완화를 가장 시급한 중소기업 정책으로 꼽을 정도로 현장 반응은 차갑다.

이 정책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최저임금제’의 역설에서 찾을 수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 저임금 근로자의 해고,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의 폐업 증가 등이 이어져 일자리를 되레 파괴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실제로 정책의 효과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점수는 2.6점에 그쳤다. ‘소득 불평등 및 양극화 해소’란 취지는 좋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 백지화 등을 골자로 한 탈원전 및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은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컸다.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 등의 활동으로 에너지 생산 구조 전환이라는 과제를 부각시켜 상당 부분 사회적 합의를 이뤄냈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연구진은 탈원전의 대안으로 제시한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해 “기존 원전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해줄 수 있을지에 대해 기술적인 고려가 부족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선 안전을 위해 탈원전을 추구하면서 원전 기술은 해외로 수출한다는 모순도 에너지 정책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은 재원 조달 방안 등이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은 인천국제공항공사 한 곳만 최소 연간 60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고려대 정부학연구소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정책과 이 정책에 대해 “정책 성공을 위해선 지속 가능한 재원 조달 방식을 마련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일괄 전환에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이미 나타난 노노(勞勞) 갈등에 대한 우려도 컸다.

○ 공정 경쟁에 대한 높은 기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정책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하도급·가맹·유통분야 거래구조 개선’(3.49점)이었다. 불공정한 사회 관행을 바로잡으려는 사회적 욕구가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정책평가에서도 공정위의 하도급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 정책은 최고점(3.22점)을 받았다.

이 정책에는 영세 자영업자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정책이 다수 들어 있다. 프랜차이즈의 불공정 거래 구조 개선 노력 등이 대표적이다. 연구진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힘이 지나치게 강해 발생하는 가맹점주 등의 불리함을 고치기 위한 노력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낮은 인지도는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이 정책의 인지도는 일반 국민의 경우 2.5점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3.7점)보다 1.2점이나 낮았다. 전문가 집단과 일반 국민을 통틀어 10개 경제 정책 중 가장 낮은 점수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중소벤처기업부 정책도 3.29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정부학연구소는 “이전 정부에서 추진됐던 관련 정책의 실패 사례를 볼 때 효과에 대해선 확언하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성과가 제대로 나지 않으면 내년에는 낮은 평가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경제 분야 정책 평가를 총괄한 구교준 고려대 교수(행정학)는 “최저임금 인상 등 시장과 싸우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정책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과 싸우기보단 시장이 가지는 야성을 잘 다스리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수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경제분야 평가: 구교준, 이응균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 특별취재팀 ::

△경제부
=이상훈 차장 january@donga.com·박재명 박희창 기자

△정책사회부=유덕영 김윤종 유성열 기자

△정치부=신진우 신나리 손효주 기자

△사회부=조동주 전주영 기자

△문화부=김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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