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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모두를 피해자로 만들 지자체의 현금복지 무한경쟁

입력 2019-03-18 00:00업데이트 2019-03-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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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방자치단체가 현금 퍼주기 복지경쟁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신설된 사회보장제도 중 현금성 복지는 489건(67.7%), 약 4300억 원에 이른다. 2017년 현금성 복지 272건, 총 1273억 원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이에 대한 견제권한을 포기한 이래 현금복지가 더욱 남발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면 과도한 복지 부담에 내몰린 지자체의 재정 파탄마저 우려된다.

지자체의 현금성 복지는 청년수당 아동수당 어르신수당 등 모든 세대를 겨냥해 돌림병처럼 번지고 있다. 한 곳에서 선심성 수당을 도입하면 다른 지자체도 줄줄이 따라하는 식이다. 경기 성남시는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1년에 100만 원어치 지역상품권을 나눠 주는 청년배당을 시행 중이다. 서울시도 19∼34세 취업준비생 등을 위한 수당 지원에 이어 제한 없는 청년수당 지급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금성 지원은 정부의 복지사업과 종종 겹친다. 복지부가 기초연금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반대했으나 서울 중구가 강행한 ‘어르신 공로수당’이 대표적이다.

현금복지 신설에 대해 지자체는 인구가 줄면 정부의 지방교부금도 줄어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가 되레 현금복지를 늘리는 현상도 나타난다. 하지만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금 살포가 아니라 교육 보육 시설 등 인프라 투자가 급선무다. 자율성 강화를 이유로 지난해 1월부터 지자체가 요청하는 복지사업에 대한 제동권을 스스로 내려놓은 복지부도 상황 악화에 한몫했다.

사설
복지제도, 특히 현금성 복지의 폐해는 한번 시작하면 멈추기 힘들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더불어민주당 출신 서울 성동구청장이 “현금복지는 극약 처방과 같아 이렇게 우후죽순 번지면 서로의 발목을 잡아 결국 모두 무너질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겠는가. 복지천국으로 소문난 북유럽 국가들도 재정난 탓에 현금복지를 축소하고 직업교육 강화처럼 일하는 복지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지자체의 공멸, 모두 패자가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현금복지 포퓰리즘의 폭주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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