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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中 경제시찰 김정은, 구경만 한 할아버지·아버지와 달라야

입력 2019-01-10 00:00업데이트 2019-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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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 베이징 남쪽에 새롭게 부상하는 이좡 경제기술개발구를 찾아 생약제조업체 퉁런탕 공장을 방문했다. 지난해 3월 첫 방문 때는 베이징 북쪽의 중국판 실리콘밸리 중관춘을 찾았다. 미국을 바짝 추격해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된 중국 수도의 핵심 경제 포인트를 두루 둘러보는 모양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방중 때마다 경제 현장을 찾는 것은 이젠 전통이 됐다. 김정일이 2001년 상하이를 방문해 “천지가 개벽했다”고 했는데, 사실 그보다 앞서 1984년 김일성이 광둥성 선전에 가서 했던 말이다. 김정은이 지난해 3월 중관춘 중국과학원을 찾아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착용해 보는 장면이 공개된 뒤엔 귀국 후 과감한 개방 조치가 나올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김일성 김정일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국내 시찰에 나서 애꿎은 주민들만 다그쳤을 뿐이다. 결국 중국의 발전상을 구경만 하고 돌아간 것이다.

김정은은 권좌에 오른 뒤 기존 5개 경제특구 외에 22개 경제개발구를 추가로 지정했다. 기업소의 독립 채산을 허용해 이윤 동기를 자극하면서 ‘홍색 자본가’인 돈주도 생겨났다. 장마당을 활성화해 ‘민생 질식사’도 막았다. 그럼에도 북한의 2017년 경제성장률은 ―3.5%로 20년래 최악이다. 2015년엔 나선 특구에 홍콩식 모델이라 할 만한 해외자본 유치 방안을 발표했지만 외국자본은 전혀 관심이 없다.

사설
핵개발로 제재를 받는 고립국가에 누가 선뜻 투자하겠는가. 더욱이 금강산관광지구 몰수 조치처럼 국제 규범과 상거래 원칙을 지키지 않는 불량국가에 자본을 댈 리 만무하다. 과감한 개혁·개방을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지 않고서는 주변국 원조에 의존하는 기생국가의 운명을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그 길은 비핵화를 통한 정상국가화뿐이고, 그것은 김정은의 결단에 달렸다. 김정은은 적어도 할아버지, 아버지와는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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