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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한미 딴소리도, 남북 과속도 안 된다”는 美국무 경고

입력 2018-11-22 00:00업데이트 2018-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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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 북한 비핵화가 남북관계 진전보다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한미가 대북정책 공조를 위해 첫 회의를 연 워킹그룹에 대해 “한미가 서로 다른 소리를 하고, 서로 알지 못하거나 생각을 전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행동을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는 프로세스를 공식화한 것”이라고 했다. 외신들은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과속에 대한 ‘경고’ ‘주의 촉구’라고 해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단호했다. 그는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남북관계 증진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한국에 확실히 했다. 그것들(비핵화와 남북관계)은 나란히 함께 가는 병행 과정이다”라고 강조했다. 그간 입버릇처럼 해온 얘기와 크게 다르진 않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나서 한미 간 조율되지 않은 독자적 주장이나 행동이 나와선 안 된다고 공개 촉구했다는 점에서 대북 공조에 균열이 적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간 남북관계 진전 과정에선 미국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9월 평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남북 군사합의가 대표적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강한 불만을 표시할 정도였다. 10월엔 미국의 거듭된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이런 일들이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를 머뭇거리며 딴생각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게 미국의 판단인 셈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워킹그룹 첫 회의 결과에 대해 “미국이 남북 철도 연결 공동조사에 전폭적인 지지를 나타냈다”고만 강조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좋은 소식을 기대해도 좋다”고 예고했던 것과는 달리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대한 제재 면제 여부에 대해 “현재 기술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비록 미국의 동의를 어렵사리 이끌어내긴 했지만 여전히 세부적인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그래서 최종 발표도 미뤄진 게 아닌가 싶다.

사설
북-미 비핵화 협상에는 아직 진전이 없다. 전격 취소된 고위급 회담 일정조차 다시 잡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대신해준 제재 완화 요구에 미국이 응답하길 기다리며 질질 끌고 있는 것 아닌지도 의문이다. 정부라고 미국에 불만이 없진 않을 것이다. 이제 한미 워킹그룹이란 공식 채널이 마련된 만큼 모든 생각을 꺼내놓고 목표와 행동, 속도를 일치시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래야 북한의 동맹 이간질도, 엉뚱한 오판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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