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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세대·民官 갈등 뇌관 된 연금 개혁 미룰 수 없다

입력 2018-08-15 00:00업데이트 2018-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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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내고 덜 받으라’는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안(案)이 드러나면서 성난 민심이 진정될 기미가 안 보인다. 청년 세대는 더 많이, 오래 내고 노후에 연금은 못 받는 것 아닌가 불안에 떤다. 공무원연금과의 형평성을 맞추라는 여론도 들끓는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국민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국민연금 개편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세대 갈등, 민관 갈등으로 번진 연금 개혁을 ‘여론 달래기’로 미룰 수 없는 시점이 됐다.

국민연금은 5년마다 새로 재정추계를 하고 제도를 개선한다. 정치적 인화성이 큰 사안이다 보니 역대 정부마다 땜질 처방에 급급했다. 국민연금은 1988년 출범 당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낮은 부담, 높은 급여’ 방식으로 설계됐는데 20년 동안 보험료율은 9% 그대로였다. 이번 재정추계대로 2057년 국민연금기금이 고갈되면 이듬해부터 가입자 1명이 수급자 1명을 부양한다. ‘적립방식’이 아니라 그해 걷어서 나눠주는 ‘부과방식’으로 바뀌게 되고 당장 보험료율이 24%, 25%까지 3배 오르게 된단 뜻이다. 이렇듯 국민연금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상황에서 ‘더 내라’고 하니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급격한 저출산·고령화로 국민연금기금 고갈은 정해진 미래다. 미래 세대에 가혹한 부담을 지우지 않으려면 적정 보험료율 인상은 불가피하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국민에게 이를 설득하려면 국가가 연금을 책임진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공무원연금처럼 국민연금도 법으로 국가가 연금 지급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공무원연금은 세금으로 보전하고, 국민연금은 안 된다는 논리는 수긍하기 어렵다.

공무원연금은 월 평균 수령액(242만 원)이 국민연금(37만 원)의 6.5배로 그야말로 ‘특권연금’이다. 3년 전 개혁으로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 제도를 상당히 수렴했다. 장기적으로 국민연금과의 통합 등 공적연금을 개혁할 기반이 마련돼 있다. 그런데 국민연금만 수술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사설
당장 공적연금 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마침 여당 내에서 사회적 논의 기구를 제안했다. 스웨덴은 노사정(勞使政) 대타협을 통해, 영국은 보수·진보를 넘어 초당적인 협력을 통해 연금 개혁을 이뤄냈다. 정부도 국민연금이 50년 뒤 나아갈 미래를 제시하고 고통 분담을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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