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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7개월째 不法에 막힌 사드 공사, 美가 어떻게 보겠나

입력 2018-04-13 00:00업데이트 2018-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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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어제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공사를 위한 건설장비와 자재를 반입하려 했으나 진입로를 점거한 시위대에 막혀 포기했다. 경찰 3000여 명이 동원돼 시위대 해산 작업을 벌였으나 주민 10여 명과 경찰 몇 명이 다치자 1시간 30분여 만에 중단했고, 결국 협상 끝에 지난해 11월 반입한 불도저 등 장비를 반출만 하기로 한 뒤 철수했다. 국가 방위 핵심시설 진입로가 불법 시위대에 점거돼 한미 양국 군 장병들이 화장실 등 생활 기초시설조차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7개월째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가 어제 반입하려던 장비와 자재는 기지 내의 장병숙소 지붕 누수 공사, 열악한 화장실과 오·폐수 처리시설 개선, 식당 리모델링 등을 위한 것이었다. 현재 기지 내에는 미군 130명, 한국군 270명 등 400여 명이 주둔하고 있는데 조리시설은 150명분밖에 안 돼 상당수 장병들이 전투식량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지난겨울 계획했던 급수관로 공사를 못해 화장실 악취 등 근무 여건이 열악하다. 시위대의 ‘검문’으로 미군은 육로를 포기한 채 사람은 물론 가공식품도 헬기로 공수해 식사를 해결하고 발전기용 유류도 헬기로 수송하고 있다.

어제 시위에는 사드반대 6개 단체 회원과 주민 등 15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북핵 핑계 사라졌다, 불법(不法) 사드 철거하라’ ‘미군 출입 금지’ 등의 피켓을 들었다. 이들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이미 가동되고 있는 사드 배치 자체를 뒤집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미군에 대한 반감을 확산시키고 사드 운용을 최대한 방해하려는 것이다. 미군은 32만여 m² 면적의 1차 공여지에 지난해 3, 4월 레이더 2기, 발사대 2기를 배치하고, 9월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해 이미 7개월째 사드를 가동 중이다.

사설
하지만 사드 발사대 등 장비를 올려놓는 패드 보강과 기지 내 도로 포장 등 기지 구축 공사는 아직 갈 길이 먼데 시위대에 진입로를 뺏겨 진척이 없다. 2차 공여지를 포함한 70만 m²에 대한 일반환경영향평가도 지지부진하다. 얼마 되지 않는 불법 시위대에 막혀 식사 화장실 등 기초생활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장병들의 실태를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 특히 미군 가족과 관계자들이 본다면 어떤 심정일까. 한국 정부가 사드 운용에 적극 협력해서 한국민과 동맹국 장병의 안전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그런 나라에 안보 우산을 펼쳐주는 것이 마땅한지 회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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