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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초등교과서에 4·19 초등생 시위 사진까지 넣은 교육부

입력 2018-03-26 00:00업데이트 2018-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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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전국 초등학교 6학년생이 배울 국정 사회교과서에 촛불집회와 4·19혁명 당시 초등생 시위 사진이 들어갔다. 이 교과서는 이미 올 1학기부터 전국 5개 초등학교에서 현장 검토본으로 사용되고 있다. 올해 말 수정을 거쳐 최종 확정되면 내년부터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사용될 이 교과서는 문재인 정부의 ‘교과서관(觀)’을 반영한 셈이다.

이 교과서는 내용이 시작되는 9쪽, 즉 ‘정치발전’ 단원 첫머리부터 한 페이지 전체에 지난해 촛불집회 사진을 실었다. 아무런 설명 없이 사진 밑에 ‘학습내용-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는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해 왔을까요, 시민의 정치 참여 활동이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 중요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등의 글만 있다. 예상되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사진만 싣고 현장 교사가 자연스럽게 촛불집회에 대한 교육을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새 교과서는 또 4·19혁명과 관련해 ‘왜 초등학생은 시위에 참여했을까’라는 코너를 만들어 당시 수송국민학교 학생들이 ‘부모 형제들에게 총부리를 대지 말라’는 플래카드 아래서 시위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6월 민주항쟁 대목에서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한열 사망 사건도 소개하고 있다. 기존 초등교과서는 6월 민주항쟁을 다루지만 박종철 이한열 사건을 언급하지는 않는다. 중학교 검정 역사교과서 9종 가운데도 박종철 사건을 다룬 교과서는 6종, 이한열 사건까지 수록한 책은 1종뿐이다.

사설
교과서 집필진은 민주화 과정을 더 상세히 가르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한다. 4·19혁명과 6월 민주항쟁은 우리 사회가 누리는 자유민주주의를 꽃피우게 한 자랑스러운 역사다. 그 과정에는 젊은이들의 죽음과 유혈 사태 등 비극적 요소가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런 내용까지 가르치는 게 적절한지 찬반이 있을 수 있다. 수송국교 학생들의 4·19시위 사진도 마찬가지다. 특히 촛불집회는 역사적 평가가 현재 진행 중이라 정반대의 견해가 상존하는 사안인데, 이를 초등학생에게 가르치려는 것은 특정 방향성 주입 등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교육에선 정치색이나 자극적 요소는 가능한 한 피하고 민주주의가 어린 학생들의 마음에 물처럼 배어들 수 있게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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