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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사설]최순실은 靑의료체계-軍통수권자 안위까지 농단했다

입력 2016-12-15 00:00업데이트 2016-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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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국회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특위 3차 청문회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포착된 박근혜 대통령의 ‘피멍 자국’ 사진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주름살을 없애는 필러 주사 자국으로 추정된다며 세월호 침몰 당일의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미용시술을 받았는지 캐물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의 단골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 원장은 물론이고 서창석, 이병석 전 대통령 주치의와 김원호 전 의무실장 등은 모두 자신들이 시술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그럼 유령이 시술했느냐는 황당한 소리까지 나왔다.

 이날 청문회에서 ‘세월호 7시간’의 비밀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가원수이자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건강을 책임지는 청와대 의료관리 체계는 비선에 놀아났음이 드러났다. 최순실의 단골 의사였던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는 2013년 8월 자문의로 위촉되기 전에 3차례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 주치의나 의무실장이 배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태반주사를 시술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사를 그분 손에 쥐여줬다. 설명해드리고 어떻게 맞는지”라는 말도 해 대통령이 직접 주사를 놨을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그러고도 시술 사실을 대통령경호실 의무실에 통보하지는 않았다니 ‘국가 안보’가 민간인 손에 맡겨진 것과 진배없다.

 2년 전 청와대의 고가 헬스기구 구입 논란이 일었을 때 김기춘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운동기구는 대통령 경호나 안위와 관계되고, 대통령 안위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며 답변을 거부한 바 있다. 미국에선 주로 해군과 공군 군의관이 대통령 주치의를 맡는 것도 대통령의 건강은 곧 안보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대한 대통령의 건강 문제를 최순실의 단골 의사들이 주물렀다니, 대통령의 연설문을 최순실이 고친 것에 버금가는 국정 농단이요 국정의 사사화(私事化)다.

사설
 박 대통령도 ‘여성의 사생활’이 있는 만큼 미용 시술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만일 세월호 참사 무렵에 받은 것이라면 국민의 아픔과는 동떨어진 대통령이라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대통령의 안위 문제까지 대통령 비선에 내맡겼던 청와대경호실과 의무실은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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