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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사설]北에 ‘작전계획 시나리오’ 털리고도 은폐한 軍

입력 2016-12-09 00:00업데이트 2016-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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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인터넷과 인트라넷(국방망)이 북한 추정 해커에게 해킹될 때 한반도 유사시 한미 연합군 작전계획을 담은 관련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9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5일 국방망 해킹 사실이 확인됐을 때만 해도 군은 작계 같은 핵심 군사기밀은 별도 ‘전장망’으로 주고받는다며 유출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방 사이버 합동조사팀은 10월 말 작계 유출 사실에 대한 조사를 모두 마치고도 파장이 두려워 지금껏 은폐하고 있었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북이 빼내 간 것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같은 대규모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시나리오와 특전사의 작전 관련 비밀이 담긴 자료라고 한다. 시나리오라고 해도 북한과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실제 작계 일부를 토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실전 계획과 별 차이가 없다. 연합 연습계획을 Ⅲ급 비밀로 분류한 것도 그 때문이다.

 만에 하나, 한미가 ‘작계 5027’을 대체해 올 3월 훈련에 처음 적용한 ‘작계 5015’가 유출됐다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작계 5015는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용과 사이버전, 생화학전을 망라한 최상위 계획이다. 작년 10월 국회 국방위원회가 그 내용을 보고하라고 요구했을 때 한민구 국방장관이 “공개되면 불가피하게 폐기하고 새로 수립해야 하는 심대한 문제가 발생한다”며 거부했을 정도다.

 중요한 군사기밀이 북에 털린 이유가 실무자들의 보안의식 부재 때문이라니 어이가 없다. 북한 해커들이 악성 코드를 심어놓은 국방망 컴퓨터에 작계가 담긴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를 꽂고 작업했거나, 국방망 컴퓨터에 작계를 저장했다가 해킹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이 5차 핵실험 뒤 한미가 마련한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과 북에 침투해 지휘부를 제거하는 특수전 계획을 빼내려고 혈안이었다는 것을 알고도 앉아서 군사기밀을 북에 바친 꼴이다.

사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도 중요하지만 첨단 장비 같은 전력에 앞서 군의 정신 무장이 철통같아야 안보를 지킬 수 있다. 대통령 탄핵 논의로 나라가 어지러운 시기에 군마저 이 지경이라면 국민은 믿을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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