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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소득 불평등 개선 없인 경제성장도 없다”는 다보스의 경고

입력 2014-01-23 03:00업데이트 2014-0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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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소득 불평등을 세계 경제의 중대한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세계적인 기업의 경영자와 각국 정상이 참여하는 WEF는 참가비만 2만5000달러(약 2600만 원)에 이르는 ‘부자 클럽’이다. WEF가 소득 불평등을 주요 의제로 다룬 것은 그만큼 전 세계 빈부 격차의 심각성을 보여 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포럼에 앞서 “경제성장의 과실이 극소수 사람에게만 향유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제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부자 85명의 재산이 세계 인구의 절반인 35억 명이 가진 재산과 맞먹는다는 놀라운 보고서도 이번 포럼에서 발표됐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에 따르면 85명의 재산은 1조7000억 달러(약 1800조 원)였고, 상위 1%인 6000만 명은 세계 부(富)의 50%를 차지했다. 특히 고질적 실업과 미숙련, 빈곤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가 사회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베스트셀러 ‘불평등의 대가’에서 “미국의 정치 경제 체제가 빈부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면서 “하위 99%의 이익을 돌봐야 상위 1%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일갈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시장의 힘만으로는 필요한 만큼 소득 재분배가 일어나기 어렵다”면서 “조세 개혁과 복지제도를 통해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득 불균형이 경제성장과 효율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기업인과 정치 지도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본 경제 3단체는 신년 모임에서 “기업들이 성장에 맞춰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창조경제와 기업가 정신’이라는 제목의 포럼 개막 연설에서 “창조경제가 저성장과 실업, 소득 불균형이란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설
한국 역시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중산층이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 소득 불평등을 보여 주는 지니계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6위로 높으며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지난해에는 국민의 절반가량인 46.7%가 스스로를 하층민으로 생각한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도 나왔다. 청년층 고용률은 39.7%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2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정부는 교육 복지 일자리를 통해 취약계층에게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고, 독점 방지와 공정 경쟁을 통해 부의 지나친 쏠림을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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