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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원화강세 속도조절과 경영혁신으로 엔低 이겨 내야

입력 2014-01-03 03:00업데이트 2014-01-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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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금융시장 개장 첫날인 어제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원-엔 환율은 지난해 말보다 4.7원 하락한 100엔당 997.4원으로 약 5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050.3원으로 2년 6개월여 만에 최저치였다. 원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에 대해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 작년 사상 최대 수출액,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돌파 등 ‘무역 3관왕’을 달성했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이 급증한 데 주목해 원화를 사들이고 있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장기 불황 및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 통화 발행과 재정 지출을 늘리는 아베노믹스 정책으로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수입 물가가 낮아져 소비자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고 원자재 부품 설비를 수입하는 기업에도 득이다. 외국에 자녀를 유학 보낸 ‘기러기 아빠’의 송금 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반면 해외에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익성이 나빠진다. 특히 한국은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제품이 많아 자동차 전자 등 수출 기업은 비상이 걸렸다. 어제 코스피는 지난해 말보다 44포인트 폭락했다.

원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1년 전보다 20%, 2년 전보다 35% 가까이 낮아졌다. 원화 강세든 약세든 완만하게 진행되면 큰 문제가 없지만 환율 변동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은 위험하다. 지난해 원화 강세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과 정부의 노력으로 수출과 무역수지에서 선전(善戰)한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원화 가치가 더 올라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사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급격한 엔화 약세는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중소 수출업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지만 원화 강세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과거 일본 기업들은 사상 초유의 급격한 엔화 강세를 경영 혁신으로 이겨 냈다. 한국 기업들도 품질 경쟁력 제고와 원가 절감으로 환율 변동에 덜 휘둘리는 구조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 정치권은 의료 관광 등 서비스업 규제를 완화해 내수시장과 수출의 병행 발전으로 가는 것이 재벌 아닌 국익을 위한 일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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