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새해결심? 저염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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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심혈관 질환·골절 위험 높이는 소금… ‘1주일 저염식’이라도 실천을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위험 판정과 함께 소금 섭취를 줄이라는 권고를 받은 회사원 정진수 씨(40)는 ‘덜 짜게 먹기’를 새해 목표로 정했다. 좋아하던 라면도 큰맘 먹고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출근하는 날이 문제였다. 회사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거나 저녁 회식을 하면 메뉴 상당수가 ‘소금 폭탄’이었다. 김치찌개, 간고등어, 감자탕…. 점원에게 간을 약하게 해달라고 해도 듣는 둥 마는 둥이다. 결국 정 씨는 새해 목표를 포기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 주부가 소금기를 줄인 저염식을 먹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혈압과 골절 위험 등을 줄이기 위해 일주일만이라도 ‘덜 짜게 먹기’를 실천해볼 것을 권한다. 힘찬병원 제공
한 주부가 소금기를 줄인 저염식을 먹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혈압과 골절 위험 등을 줄이기 위해 일주일만이라도 ‘덜 짜게 먹기’를 실천해볼 것을 권한다. 힘찬병원 제공

짜게 먹으면 뼈에도 안 좋아

정 씨와 같은 회사원 대다수에게 ‘덜 짜게 먹기’가 공염불이 되는 이유는 잦은 외식 탓이다. 손님을 사로잡기 위해 소금과 조미료로 자극적인 맛을 내는 식당이 많기 때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인은 매일 평균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의 두 배가 넘는 나트륨 4027mg(소금 10g)을 섭취하고, 10명 중 7명은 집에서 먹을 때보다 외식할 때 훨씬 더 짜게 먹는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짜게 먹는 습관이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뿐 아니라 골절 위험도 높인다고 조언한다. 나트륨이 소변으로 배설될 때 칼슘도 함께 빠져나가는데, 혈액 내 칼슘 농도가 낮아지면 뼈에서 칼슘을 빼내 골밀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특히 뼈가 약한 폐경기 여성의 경우엔 나트륨을 50%가량 더 많이 섭취하면 골절 위험은 4배로 높아진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 목동힘찬병원 남창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나트륨 과다 섭취는 비만을 초래해 무릎 관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삼겹살은 기름장에 찍지 말고 구운 마늘과

식당에서 소금을 최대한 덜 섭취하기 위해선 염분이 많은 국이나 찌개보다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국이나 찌개를 먹어야 한다면 국물은 적게 먹고 건더기만 먹는 방법도 있다. 비빔밥을 먹을 때도 소금 간이 된 고추장은 적게 넣는 것이 좋다.

일일이 나트륨이 많이 들어간 메뉴를 거르는 게 어렵다면 나트륨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는 칼륨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표적인 고칼륨 식품은 마늘과 배추, 미역 등이다. 특히 삼겹살을 기름장이나 쌈장이 아닌 구운 마늘과 함께 먹으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빼내는 데 도움이 된다.

잡곡과 감자, 고구마에 많이 들어있는 마그네슘도 나트륨으로 인한 질환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짜게 먹는 습관으로 인한 관절 질환을 예방하려면 우유를 많이 먹고 하루 15∼20분 일광욕을 통해 비타민D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

소금 대신 레몬즙 뿌리면 입맛 돌아

가정에서는 이미 간이 된 식품에서 소금기를 최대한 뺀 뒤에 조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햄이나 어묵 등 염분이 많이 함유된 식재료는 끓는 물에 한 번 데친 후 조리하고, 절인 생선은 쌀뜨물에 담갔다가 굽는 것이 좋다. 국이나 찌개는 한 번에 많이 끓이는 것보다는 조금씩 덜어서 데우는 게 소금 섭취를 줄이는 방법이다. 국을 여러 번 데우면 짠맛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국을 밀폐용기에 나눠 담아 냉장고에 보관해뒀다가 필요한 만큼씩만 꺼내 데우면 ‘소금국’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다만 짠 음식에 익숙했다가 싱거운 음식을 먹으면 식욕이 떨어지고 체중이 감소해 오히려 건강에 이상에 생길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엔 음식이 정 싱거우면 식초 레몬즙 등 신맛을 적절히 넣거나 깨를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하면 짠맛이 덜한 허전함을 덜 느낄 수 있다. 소금 후추 마늘 생강 등으로 양념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주일만 덜 짜게 먹어보세요

평생 먹어온 짠맛을 갑자기 끊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일주일만 저염식을 체험해보자. 다소 싱거운 느낌이 들어 답답하더라도 일주일 후 원래 먹어온 음식을 다시 먹으면 미각이 민감해진 상태라 약간의 염분도 짜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주부 민모 씨(36·여)는 “딱 일주일 저염식을 한 뒤 원래 좋아했던 봉지 짜장면을 사서 먹어봤는데 너무 짜고 더부룩한 느낌이 들어 반도 못 먹었다”고 말했다.

강은희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임상영양사는 “초반에는 일주일에 하루만 소금기 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는 날을 정하고 나머지 6일은 덜 짜게 먹는 것도 저염식 습관을 들이는 데 좋다”며 “덜 짜게 먹는 것만큼 운동을 통해 체내의 나트륨을 배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너무 짜게 먹지 않는지 확인해보려면 건강검진 시 소변염분 검사를 추가하거나 혈압을 통해 간접적으로 측정하면 된다. 기존엔 나트륨 섭취량을 측정하기 위해 24시간 동안의 소변을 모두 모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김순배 교수팀은 1회 소변염분 검사만으로도 유사한 값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나트륨 섭취가 곧장 혈압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므로 혈압을 자주 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건희 becom@donga.com·이지은 기자

덜 짜게 먹는 습관들이는 팁

1. 일주일만 덜 짜게 먹어본다.

2. 삼겹살은 기름장 쌈장 대신 구운 마늘과 먹는다.

3. 소금이나 화학 조미료 대신 레몬즙 등 신맛으로 맛을 낸다.

4. 국이나 찌개를 먹을 때 건더기 위주로 먹는다.

5. 잡곡과 우유로 마그네슘과 칼슘을 보충한다.

6. 국은 여러 번 끓이지 말고 햄은 한번 데친 후 조리 한다.

7. 운동으로 체내의 나트륨을 배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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