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담배를 피우는 여성은 임신 가능성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전자담배와 가임력의 연관성을 입증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로 평가된다.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여성건강전문 회사 ‘허틸리티’가 20대와 30대 여성 32만5000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 임신을 시도하는 여성 가운데 4분의 1이 정기적으로 전자 담배를 피우거나 종종 전자 담배를 흡연한다고 답했다.
여성 8340명의 혈액 표본을 분석한 연구 결과, 일반 담배나 전자 담배를 피우는 여성은 항뮬러호르몬(AMH·Anti-Müllerian Hormone) 수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뮬러호르몬은 흔히 난소 나이에 비유되는데 난소가 얼마나 많은 난자를 가졌고, 이 난자들이 얼마나 배란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일반적으로 난소의 예비 능력을 평가해 임신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된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소속 생식 및 분자유전학 교수이자 허틸리티 최고 경영자(CEO)인 헬렌 오닐 박사는 임신을 원하거나 시도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전자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들에게 음주·전자담배·흡연·마약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고 매체에 전했다.
그러면서 “흡연자에게서 이미 나타난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전자담배를 필 때 비흡연자보다 항뮬러호르몬이 억제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양이나 빈도를 적당한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아닌, 이런 행위를 모두 멈춰야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2009년 이후 출생한 청소년들은 담배를 구입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법안이 최근 통과됐다. 또 전자담배 판매와 공급을 금지하는 새로운 규제 도입도 시도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이 지난 25일(현지시간)에 발표한 ‘청소년 약물 사용 추세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10대 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연 경험과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11세 어린이 10명 가운데 1명은 전자 담배를 한 번 이상 피워본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세가 되면 남자 청소년의 경우 26%, 여자 청소년의 경우 40%로 증가한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의 HBSC 국제 코디네이터인 조 인칠리 박사는 “전자 담배는 젊은이들이 너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 비해 건강상의 위험은 과소평가 된다”며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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