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중 지나치게 숨 차다면 비후성 심근병증 의심을[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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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후성 심근병증

정상 심장(왼쪽)과 비후성 심근병증 모식도. 두꺼워진 심장벽이 특징이다.
정상 심장(왼쪽)과 비후성 심근병증 모식도. 두꺼워진 심장벽이 특징이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온몸에 피를 보내는 심장의 좌심실 근육이 두꺼워지면서 심실 안에 피를 채우는 이완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심장근육은 액틴 섬유와 마이오신 섬유가 결합·분산을 반복하면서 혈류를 공급한다. 이때 두 섬유 간 결합은 적당한 수가 이뤄져야 하는데 비후성 심근병증은 이 결합이 과도하게 이뤄지면서 발생한다.

좌심실 근육이 두꺼워져 피를 직접 보내는 대동맥의 혈류를 방해할 경우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으로 분류된다. 좌심실이 두꺼워지는 증상은 고혈압, 대동맥판막협착증, 심부전증 등으로도 발현되지만 비후성 심근병증은 이 같은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운동 시 호흡곤란, 피로감, 앉아서 몸을 굽히지 않으면 숨쉬기가 힘든 증상이 나타난다. 야간에 발작성 호흡곤란을 겪기도 한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선천성 심장병으로 인구 500명당 1명에서 발견되며 이 중 약 70%는 돌연사 위험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2010년 일반 인구 0.016%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2016년 0.031%로 집계되면서 6년 새 2배 가까운 환자가 증가했다.

통상적으로 비후성 심근병증은 심장 초음파를 통해 확진한다. 2020년 기준 미국의 진료 지침을 보면 이완기 말 좌심실의 두께가 15㎜를 넘으며 다른 질병 소인이 없을 경우 비후성 심근병증으로 진단된다.

비후성 심근병증 치료는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크게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를 한다. 약물 치료는 심장박동 수와 심근 수축력을 감소시키고 좌심실 이완 기능을 개선하는 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 디소피라미드 성분 약제 등이 처방된다. 효과를 보이지 않을 경우 두꺼워진 심실 근육을 직접 잘라내는 심근 절제술과 심실이 두꺼워진 부분 내 혈관에 알코올을 주입해 근육 부위를 파괴하는 비수술적 심실중격 절제술(알코올 심실중격 절제술) 등이 시행된다.

홍준화 중앙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운동 중이나 운동 직후에 흉통이나 어지럼증, 맥박 이상이 느껴지거나 속이 울렁거리고 지나치게 숨이 차오르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라며 “심근 절제술은 가슴 앞쪽 한 뼘 이하의 작은 절개를 통해 대동맥 판막 아래쪽의 근육을 엄지손가락 크기 정도로 잘라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부정맥, 급사의 위험을 줄여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의 장기 생존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비후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으면 무엇보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 치료를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운동은 심장의 부담을 증가시켜 급사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저염식이 심부전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비후성 심근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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