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자주 맞으면 효과 뚝… 주름 시술은 최소 3개월 간격 둬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3일 03시 00분


보툴리눔 톡신 내성과 위험성
내성은 왜 생기나
첫 시술 연령 점차 낮아지고 미용-치료 등 적용 범위 확대
시술할수록 항체 형성률 높아져
위험에 대처할 방법은
과거 치료 이력 확인 꼭 필요… 용량 최소화하고 주기 지켜야
단백질 없앤 순수 톡신이 유리

국제 다학제전문가 패널로 구성된 ‘신경독소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에스테틱위원회(ASCEND)’가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미용성형학회에서 보툴리눔톡신 내성 위험에 대한 인식 제고와 정확한 정보 전달 필요성을 촉구했다. 국제미용성형학회 제공
국제 다학제전문가 패널로 구성된 ‘신경독소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에스테틱위원회(ASCEND)’가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미용성형학회에서 보툴리눔톡신 내성 위험에 대한 인식 제고와 정확한 정보 전달 필요성을 촉구했다. 국제미용성형학회 제공
“보툴리눔 톡신(BoNT-A·일명 보톡스)을 맞아도 효과가 없는 (보툴리눔 톡신) 내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이런 내성 문제에 앞장서야 합니다.”

지난달 29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미용성형학회의 기자간담회에서 홍콩 성형외과 전문의 윌슨 호(Wilson Ho) 박사가 던진 경고다. 그는 “매년 늘어나는 환자 수요 및 적응증 확대로 미용 분야에서의 보툴리눔 톡신 시술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보툴리눔 톡신에 저항하는 ‘중화항체’도 늘어나 아무리 맞아도 효과가 없게 되는 내성도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화항체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신체에 침투했을 때 독성을 중화시키고 면역성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보툴리눔 톡신 시술은 1999년 이래로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시행되고 있는 미용 시술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경부근긴장이상, 사지경직, 편두통 등 여러 질병의 치료제로도 사용된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소득 수준이 올라가고 및 시술 연령이 젊은 층에까지 확대되면서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성장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내성 증가


국제 다학제전문가 패널로 구성된 ‘신경독소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에스테틱위원회(ASCEND)’는 이번 국제미용성형학회를 통해 보톡스의 중화항체 문제점을 강력하게 지적했다. 원래 보툴리눔 톡신의 효과는 일시적이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치료효과 유지를 위해서는 반복적 시술이 필요하다. 대개 3∼6개월 지나면 효과가 떨어진다.

하지만 보툴리눔 톡신에 함께 포함돼 있는 일종의 외래 단백질에 대해 우리 몸에 중화항체가 생기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보툴리눔 톡신은 근육을 마비시키는 ‘뉴로톡신’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복합단백질’로 구성된다. 이 복합단백질은 항체 형성률을 높여 내성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보툴리눔 톡신 시술이 반복될수록 치료 효과가 감소하거나, 심할 경우 효과가 전혀 없는 면역 내성, 즉 중화항체 유도 2차 무반응(SNR)이 발생한다.

멀츠 에스테틱스와 리서치 컨설팅 업체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이 진행한 2018·2021년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9%(2021년)는 ‘보툴리눔 톡신 시술효과가 처음 대비 감소했다’고 답했다. 2018년 69% 대비 10%가량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효과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들은 시술 용량이나 빈도를 증가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제영 압구정 오라클 피부과 원장은 “최근 들어 사각턱 개선부터 신체윤곽교정술에 이르기까지 에스테틱 적응증 범위가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미용적 시술로 투여하는 보툴리눔 톡신의 총량이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양 못지않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환자는 보툴리눔 톡신 사용량이 한 번에 3, 4병이나 필요할 정도로 사용량이 많아 내성 발생 위험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성을 막아라… 병력 전반 검토해야


보툴리눔 톡신 내성을 막기 위해선 환자들이 그동안 치료받은 과거 병력 전반의 기록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 박사는 “보툴리눔 톡신 내성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환자 병력을 충분히 청취해야 한다”며 “이후 임상학적 관점에서 고도로 정제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사용하고, 적절한 주기로 최소한 유효 용량을 투여하면 내성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툴리눔 톡신의 내성은 기존 보툴리눔 톡신에 붙어있는 복합단백질이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이러한 단백질이 제거된 ‘순수 톡신’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미다. 최근 멀츠를 비롯한 보툴리눔 톡신 생산 업체들이 정제된 보툴리눔 톡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 업체 중엔 멀츠가 가장 먼저 고도의 정제 기술로 분리해낸 순수 톡신 제품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보툴리눔 톡신 시술이 점점 보편화되고, 첫 시술 연령 또한 낮아지고 있는 만큼 스스로가 경각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시술 전 내가 맞는 톡신 제품의 성분과 안전성, 내성 발생 가능성,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시술 주기 등을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의료진 또한 환자들이 내성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시술 전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한다. 또 과거 환자 병력 및 치료 이력 등을 파악해서 시술 가능 유무와 개인별 적정 용량 등을 결정해야 한다. 시술 주기도 내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름 시술은 최소 3개월, 고용량을 사용하는 보디 시술은 6개월 이상 주기를 두는 한편 한 번 시술 시 400유닛(보툴리눔 톡신 4병 분량)을 넘지 않는 것이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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