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뛰어넘는 ‘바이오 시밀러’ 약품 개발… 글로벌 톱 노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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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다수 확보… 높은 해외 점유율 기록하며 선전
글로벌 제약 바이오 기업 도약위해, 대규모 공장 세우고 R&D 인력 보강
개발-생산 원스톱 프로세스 구축

셀트리온 전경.
셀트리온 전경.
국내 바이오산업은 2020년 전환점을 맞이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8년 이후 20여 년 만에 최초로 국내 의약품 수출이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흑자 요인은 전년 대비 92.3% 성장한 완제의약품 수출이었고, 그중에서도 수출 상위 20개 품목 중 12개를 차지한 바이오의약품 실적은 의약품 수출 전체를 견인했다.

바이오의약품 수출 가운데서도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활약은 눈길을 끌었다. 상위 12개 바이오의약품 중 8개 품목이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이었다.

이에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개척한 셀트리온의 뒤를 이어 국내외 바이오기업들이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글로벌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유럽 점유율 1위 ‘램시마’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시작하며 한국 시장이 아니라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진행해 왔다. 셀트리온은 2010년부터 2011년까지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추진했다. 사업의 성패가 갈리는 중요한 프로젝트였으나 쉽게 진척되지 않았다. 바이오시밀러의 개념 자체가 생소했고 생명공학 분야에서 낮은 국가 지명도와 기업 인지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일부 국가의 비협조적인 태도, 까다로운 임상 환자 모집 등 수많은 난제들 때문에 글로벌 임상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셀트리온은 전사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전 세계로 나가 임상 환자 모집의 난제를 하나씩 직접 해결했다. 임상 1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아이디어를 내 임상 소요 시간을 단축시키는 한편 합리적이고 참신한 임상 설계 전략을 수립했다. 셀트리온은 전 세계 의료진과 규제기관을 설득하며 임상시험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그 결과 2013년 8월 유럽 허가를 획득한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이후 셀트리온은 ‘트룩시마’와 ‘허쥬마’ 등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램시마는 존슨앤드존슨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류머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등에 쓰이며 2021년 2분기 기준 유럽 점유율 1위(53%,), 3분기 기준 미국 점유율 2위(21.2%)를 기록했다.

트룩시마는 로슈의 혈액암치료제인 맙테라·리툭산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이자 세계 최초의 리툭시맙 성분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이다. 2021년 2분기 유럽 점유율 1위(40.2%), 3분기 미국 점유율 3위(23.8%)를 차지했다.

허쥬마는 유방암 및 위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오리지널 의약품은 제넨텍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허셉틴’이다. 2021년 2분기 유럽 점유율 2위(13.7%)를 차지한 허쥬마는 일본에서 점유율을 넓혀 5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오리지널 의약품의 점유율을 넘어섰다.

항체 개발부터 생산까지, 원스톱 프로세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 연구원. 셀트리온 제공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 연구원.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은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성공에 이어 글로벌 톱 티어 제약바이오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설비와 인력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는 1, 2공장에서 총 19만 L의 생산 능력을 갖췄고 효율적인 다품종 소량생산을 위한 6만 L 규모의 3공장도 건립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R&D) 인력을 꾸준히 보강하며 2021년 3분기 말 기준 총 연구 인력은 전체 인력 대비 30%대로, 국내 최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2002년 설립 이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셀트리온은 항체의약품 개발부터 대량 생산까지 한 번에 가능한 원스톱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대표적인 예가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다. 셀트리온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신속히 항체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10개월가량 전사의 역량을 초집약적으로 투입한 결과 항체 발굴 및 비임상을 거쳐 글로벌 대형 임상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재 셀트리온은 우리나라 식약처와 유럽, 호주, 브라질 등 글로벌 규제기관도 인정한 렉키로나의 개발에 성공해 자체 대량 생산시설을 통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 신속하게 공급하고 있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셀트리온#바이오 시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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