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1위 폐암… 흡연-미세먼지-돌연변이 등 원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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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선량 흉부 CT로 조기 진단 가능
유전자 검사 통해 맞춤 치료해야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승현 교수가 폐암의 원인과 진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제공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승현 교수가 폐암의 원인과 진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제공
폐암은 암에 의한 사망률 1위로 치명률이 높은 암종이다. 2018년 국내암통계에 따르면 전체 암 발생 건수 중 폐암은 11.6%를 차지하며 발생률에서는 3위다. 하지만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1만7969명으로 2위인 간암 사망자 수에 비해 약 7000명 이상 많다.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폐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폐암 확진자의 약 3분의 2가 수술이 불가능한 3기 또는 4기에 진단된다.

이승현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암이 커져 가슴벽, 뼈, 기관지를 침범한 후에야 비로소 증상을 느끼게 된다”며 “증상이 발현된 후에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완치를 기대할 수 없다는 말에 대다수 환자들은 막막함을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

모든 암이 그렇듯이 폐암도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암 덩어리 자체에 의한 증상으로 대표적으로 기침이 있다. 기침은 폐암뿐 아니라 다른 호흡기 질환에서도 나타나는 증상이라 간과하기 쉬운데 기침이 4주 이상 지속되고 갈수록 심해지는 경우 특히 객혈을 동반하는 기침인 경우 폐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기관지를 막게 되면 기침 외에도 호흡곤란, 객담이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폐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전이 장기에 따라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뼈로 전이되면 통증이나 골절, 뇌로 전이되면 두통, 근력저하, 경련 등이 동반된다.

이 교수는 “폐암이 의심돼 병원을 찾았다면 조직검사와 영상의학적 진단을 통해 확진 및 병기 설정을 진행한다”며 “조직검사는 폐암을 확진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표적치료, 면역치료 등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병기 설정에는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및 뇌 자기공명영상(MRI)이 활용된다. 이후 치료 계획 수립을 위해 호흡기내과를 비롯해 흉부외과, 종양혈액내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방사선 종양학과 등 관련 분과 의료진이 모여 다학제 진료 및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다. 다학제 진료 결과 수술이 불가능하면 전신 항암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약제는 유전자 검사로 발견된 돌연변이의 종류에 따라 결정된다. 과거에는 환자의 조직을 이용해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혈액을 이용해 손쉽게 동반 돌연변이를 찾을 수 있다. 표적치료는 발견된 돌연변이의 종류에 맞춰 진행한다.

이 교수는 “폐암의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흡연은 전체 폐암의 약 70%에서만 관련이 있고 나머지 30%는 다른 원인인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유전자 돌연변이”라며 “유전자 돌연변이는 표적치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통한 환자별 맞춤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폐암 예방을 위해서 금연은 필수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 위험이 10∼30배가량 높다고 알려져 있다. 폐암 발생 위험은 흡연 시작 연령이 낮을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록, 하루 흡연량이 많을수록 높다. 미세먼지 또한 폐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담배뿐 아니라 미세먼지를 석면, 벤젠과 같은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이 교수는 “여러 연구를 살펴보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모두 폐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되고 있다”며 “흡연자들은 미세먼지 예보에 관심을 갖고 미세먼지가 나쁜 날은 외출을 삼가는 게 좋으며 폐암의 고위험군이라도 검진을 주기적으로 잘 받는다면 조기에 발견해 완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9년 7월부터 국가암검진에 폐암 검진이 포함돼 고위험 흡연자들(30갑·년 이상의 흡연량을 가진 54세에서 74세 사이의 현재 또는 과거 흡연자, 과거 흡연자는 금연한 지 15년 미만)에 대해 2년에 한 번씩 저선량 흉부 CT를 이용한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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