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한 하와이 화산서 火星 옛모습 엿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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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표면처럼 현무암으로 이뤄져… 미생물 생존 여부-진화 연구에 적합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이 지난해 화성과 가장 유사한 현무암 지대가 있는 미국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일대에서 미생물 등 생태계를 조사하고 있는 모습.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이 지난해 화성과 가장 유사한 현무암 지대가 있는 미국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일대에서 미생물 등 생태계를 조사하고 있는 모습.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지난달 초부터 미국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이 한 달째 용암과 화산재를 뿜어내고 있다. 더 큰 폭발의 전조 현상일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화산 활동이 잦아들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항공우주국(NASA) ‘용암 지역의 생물학적 유사성 연구(BASALT·바살트)’ 프로젝트 연구진은 올여름 킬라우에아 화산 일대에서 새로운 현장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화성(火星)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다양한 미생물이 서식하는 킬라우에아 화산 일대의 생태계에 주목하고 있다. 화성 표면처럼 지반이 대부분 용암이 굳어 형성된 현무암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과거 화성에 만약 생명체가 존재했다면 이곳의 모습과 비슷했으리란 의견이다. 미생물이 현무암 지대 같은 극한 환경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진화했는지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화성에 생명체가 살 수 있을지 가늠해볼 예정이다. 화성 탐사 임무에서 활용할 장비를 개발하고 시험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지구의 화산에서 초기 화성의 모습을 엿보려는 바살트 프로젝트는 2015년부터 추진됐다. 프로젝트 이름인 바살트는 현무암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생물학자부터 지질학자, 우주비행사, 컴퓨터공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국제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NASA 에임스연구센터의 달린 림 바살트 프로젝트 총괄책임자는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킬라우에아 화산 일대의 현무암은 젊기 때문에 미생물의 정착, 진화 과정을 살펴보기에 적합하다. 이번 여름에는 수중로봇을 이용해 화산 밑 지하수까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프로젝트의 찰스 코켈 영국 에든버러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수분이 거의 없는 현무암에선 외부에서 유래한 유기물이나 광합성을 통해 미생물이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천체생물학 콘퍼런스(AbSciCon 2017)에서 발표했다. 특히 킬라우에아 화산 일대에는 호열성 미생물인 시아노박테리아, 화학유기영양생물인 메이오테르무스와 열미균, 니트로소스파이라 같은 고세균이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부터는 아이슬란드에서도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진다. 제니퍼 헬드먼 NASA 에임스연구센터 연구원은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화산 지대인 아이슬란드의 협곡과 곳곳의 갈라진 틈 역시 지질학적으로 화성과 많이 닮았다. 화성으로 향하는 또 다른 창구가 될 것”이라며 “현재는 기초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바살트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계속된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폭발한 하와이 화산#화성#옛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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