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교통사고 1/1000로 줄이는 것이 자율주행차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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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19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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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업 기술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융합’이다. 어떤 산업이건,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해 생태계를 만들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상징물 중 하나인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 역시 완성차 관련뿐 아니라 반도체, 빅데이터, 인공지능, 5G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인텔(Intel) 역시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의 주요 주자 중 하나다. 인텔은 익히 알려진 프로세서 외에 네트워크, 인공지능,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자율주행 자동차와 관련된 솔루션 전반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인텔 코리아는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자사 및 파트너들이 그리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 미흡한 한국의 자율주행차 산업, 파트너십 강화 필요

첫 번째 연사로 단상에 오른 이코노미스트의 마이클 골드(Michael Gold) 에디터는 1865년 영국에는 자동차를 운행할 때는 붉은 기를 든 사람이 반드시 앞장서야 한다는 ‘적기조례’가 있어 자동차 산업을 뒷걸음치게 했다며, 사회 시스템이 기술을 따라오지 못하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향후 자율주행차의 보급이 본격화되면 개인 소유 차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그 자리를 로봇 택시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비한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의 마이클 골드(Michael Gold) 에디터(출처=IT동아)
이코노미스트의 마이클 골드(Michael Gold) 에디터(출처=IT동아)

특히 한국은 세계 6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지만 자율주행차 산업은 상대적으로 미진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는 정부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미흡하고 공격적으로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이 적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여론 조사 결과, 한국인들은 자율주행차에 대한 두려움이 유독 높은데다 자율주행 관련 기업 중 기존 자동차 제조사나 IT기업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도 높지 않았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가와 분야를 초월한 다양한 기업이 파트너십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2020년의 자율주행차는 매일 4TB의 데이터를 소비?

뒤이어 단상에 오른 인텔 아시아 태평양 자동차 부문의 오노 마코토(Ohno Makoto) 매니저는 2020년 즈음에 이르면 한 대의 자율주행자동차가 카메라 촬영 데이터나 고해상도 3D 지도를 비롯한 4TB의 방대한 데이터를 매일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장치 및 네트워크(5G),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비롯한 엔드투엔드(End to End) 솔루션을 제공하는 인텔의 역할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이 전개하고 있는 엔드투엔드 솔루션(출처=IT동아)
인텔이 전개하고 있는 엔드투엔드 솔루션(출처=IT동아)

이를 위해 인텔은 5G 모뎀 및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 등을 개발하는 것 외에 BMW나 델파이, FCA 등의 다양한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기업들과 협력해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드는 것 외에 많은 인명을 구하고 공공 예산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2050년까지 5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 사고 수 1/1000 수준으로 줄여야 대중들이 신뢰할 것

한편, 인텔은 자동차용 카메라를 비롯한 자율주행 자동차 부품 업체인 모빌아이(Mobileye)를 지난해 9월에 인수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모빌아이 한국지사의 박성욱 지사장은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경제성와 함께 안전성이 반드시 담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빌아이 한국지사의 박성욱 지사장(출처=IT동아)
모빌아이 한국지사의 박성욱 지사장(출처=IT동아)

특히 사회 통념상, 사람들은 사람의 실수는 이해하지만 기계의 실수는 좀처럼 수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의 보급으로 기존보다 사고 발생수가 1/3 수준으로 줄어든다 해도 대중들은 인공지능 때문에 사고가 난다며 두려워할 것이라며, 1/1000 수준으로 사고를 줄이는 것을 자율주행차의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출처=IT동아)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출처=IT동아)

이를 위해 자율주행차가 포함된 교통사고가 났을 때 책임 소재를 분명히 분석하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며, 자율주행차용 인공지능 역시 끼어들기와 같은 돌발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다른 차량과 교섭(네고시에이션)하며 운행하는 능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노하우와 기술을 공유하는 'RSS(Responsibility Sensitive Safety, 책임 민감성 안전 모형)' 프로그램에 더 많은 관련 기업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박성욱 지사장은 전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인텔은 자타가 공인하는 정상급 반도체 생산업체이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인공지능이나 5G,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은 분야에 관한 목소리를 더 크게 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도 인텔은 자율주행 자동차에 관한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도체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람이 실수할 확률과 기계가 실수할 확률 중 어느 쪽이 더 높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라고 반문하고는 “그런 대중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자율주행차 산업의 첫번째 과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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