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의약]“4차 산업혁명, 신약개발이 답”…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주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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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경기 동탄에 위치한 한미약품연구센터. 독립된 공간에서 실험도구를 든 연구원들이 물질의 합성과 평가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수십 년간 여러 형태의 항암제를 연구하면서 축적한 수만 개의 ‘Hanmi compound library’에서 최적의 물질을 찾아내는 일종의 관문이다. 한미약품의 3세대 폐암치료 신약 ‘올리타’ 역시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발됐다.

이레사, 타세바 같은 1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를 환자에게 투여하면 T790M이라는 새로운 변이가 발생하면서 약물에 내성을 갖게 된다. 베링거인겔하임, 화이자 등 많은 글로벌 제약회사들도 이러한 T790M 내성변이를 억제하고자 약물 개발을 시도했으나 임상에서 대부분 실패했다. 그 이유는 임상에서 T790M을 억제하는 약물 농도에 도달하기 전 천연형으로 존재하는 ‘EGFR wild type’이 먼저 억제되면서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T790M을 억제하면서도 ‘EGFR wild type’을 억제하지 않거나, 억제하더라도 매우 약하게 억제하는 물질을 개발하면 문제의 T790M 내성변이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개발을 본격화해 올리타 성분인 ‘Olmutinib’을 가장 적합한 후보물질로 선정해 신약을 개발했다.

올리타는 비소세포폐암뿐 아니라 뇌로 전이된 환자들까지 효과를 입증한 글로벌 임상 2상 결과를 ESMO Asia(유럽종양학회 아시아 회의)에서 발표해 전 세계 의료진과 관련 분야 연구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리타는 현재 국내에서 시판허가를 받고 최근 건강보험에도 등재돼 폐암말기 환자의 희망이 되고 있다.

사노피·얀센·릴리… 한미약품 ‘신약’에 매료

한미약품은 혁신적인 항암신약뿐 아니라, 바이오의약품 기반기술(랩스커버리)을 통한 비만·당뇨 치료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희귀질환 치료제 등 분야에서 혁신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면역·표적 항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를 적용한 항암신약 다수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이 신약들은 사노피, 얀센, 일라이릴리, 제넨텍, 스펙트럼 등 글로벌 제약회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 개발되고 있다.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에 대한 열정과 의지는 십수 년간 지속해 온 이 회사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로 나타난다. 2013년 코스피 상장 제약기업 최초로 R&D 투자액 1000억 원을 돌파했고, 2015년 1871억 원, 2016년 1626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특히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비알콜성 지방간염 및 파킨슨병,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등 난치성·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치료제 없는 분야에서 ‘혁신성’ 인정받아


올해 10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발표된 한미약품의 또 다른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은 치료제가 없는 분야에서 획기적 약효를 입증해 전 세계 암 분야 의료진과 연구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임상종양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의 헤이멕 교수는 “포지오티닙이 비소세포폐암 중 엑손20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 환자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획기적으로 우월한 약효를 확인했으며, 중추신경계 전이 및 연수막(뇌척수액) 질병 환자에서도 약효의 활발한 활성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은 4차 산업혁명의 ‘융합’ ‘혁신’의 아이콘


신약 개발은 첨단 과학과 지식, 기술의 상용화 등 개발 과정의 전체가 융합과 혁신으로 점철되어 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신약을 글로벌 제약기업이 다음 단계의 임상 개발을 지속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역시 융합의 상징이다.

4차 산업혁명의 위기요인으로 꼽히는 일자리 문제에 대한 해결도 제약산업이 가장 중추적으로 해 낼 수 있다. 한미약품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한편,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과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한다는 제약회사 본연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보다 속도감 있는 신약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 대표이사 권세창 사장은 “신약개발은 제약회사의 사명이자 숙명”이라며 “질병으로 고통 받는 전 세계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또 한국의 제약강국 도약을 위해 한미약품은 끊임없이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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