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영화인은 있고, 왜 게임인은 없는가?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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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26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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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을 받는 영화인과 배우는 있는데, 왜 게임인은 인정도 받지 못하는가?

모바일게임협회 정책제안 중 캡쳐(출처=게임동아)
모바일게임협회 정책제안 중 캡쳐(출처=게임동아)

이와 관련해 국내 650개 중소 모바일게임 기업이 소속된 한국모바일게임협회(KMGA, 회장 황성익, 이하 협회)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제안을 내놨다. 게임을 영화와 만화처럼 문화 예술로 인정하고, 그간의 규제 중심을 벗어나 진흥 우선의 정책 추진과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먼저 현재 게임이 가진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전했다. 국내 게임 시장 규모 등 큰 관점에서 보지 않아도 게임이 가진 가치는 크다. 컴투스가 개발해 서비스 중인 '서머너즈워'가 글로벌 시장에서 거둬들인 1조원 이라는 수입은 국내 역대 한국 영화 톱10 작품의 총 매출을 합한 것과 같다. 이를 소설책으로 치면 5,550만 권 분량이며, 음원은 700원 기준으로 14억 다운로드, 1000만 관객 영화는 12.5편과 맞먹는다. 전세계에서 18년간 이어지며 최고의 뮤지컬로 손꼽히는 '캣츠'도 누적 매출 부문에서 명함을 못 내밀 정도다.

모바일게임협회 정책제안 중 캡쳐(출처=게임동아)
모바일게임협회 정책제안 중 캡쳐(출처=게임동아)

영업이익률을 따지면 더 엄청나다. '서머너즈워'는 2016년 기준 약 38%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서머너즈워' 만큼의 이익을 거두려면 2260만 원의 중형 자동차 경우 33만 6천대, 79만 9천원의 스마트폰은 441만대를 팔아야 한다.

하지만, 협회는 이처럼 게임이 수출 효자 종목 등으로만 부각되고, 산업적인 가치에만 주목해온 것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커뮤니케이션에 미스가 있었다는 것이다. 게임이 다른 문화 콘텐츠와 비교해 그 영향력과 파급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영화나 뮤지컬 등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이에 협회에서는 게임이 문화와 예술의 영역으로 인정받고 부정적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먼저 법의 개정이다. 이미 미국은 지난 2011년 게임을 소설이나 영화, 연극과 같은 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하고 있으며, 일본도 문화예술진흥기본법에따라 게임을 문화 예술로 명시하고 있다. 현재 김병관 의원이 게임을 법적인 문화예술로 규정하는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상황에 있어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모바일게임협회 정책제안 중 캡쳐(출처=게임동아)
모바일게임협회 정책제안 중 캡쳐(출처=게임동아)

게임과 문화 관련의 충분한 연구를 기반으로 하는 홍보 활동과 게임 공익 광고 등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게임 산업의 문화적이고 긍정적인 측면을 적극적이고 충분한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서 홍보해야 하며, 동시에 부정적인 측면도 적극 홍보해 올바른 게임의 이용법이나 게임 과몰입 등 부정적인 측면도 다룰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외에도 대형 게임 기업들의 적극적인 사회 환원 활동 등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져야 하며, 업계 종사자들도 현재 국회 등에서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게임 관련 세미나와 규제나 진흥관련 토론회 등에 목소리를 내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협회에서는 그간 규제 중심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진흥 우선의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꺼냈다. 규제가 불필요 한 것은 아니지만, 중소게임사들의 생존이 절박한 현재 상황에서는 진흥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현재 게임 업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차이가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극을 달리고 있다. 시장은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의 허리를 담당해야할 중소게임사들의 자리는 해외 게임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중소 게임사들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음에도, 정부의 진흥책이 미비했다.

모바일게임협회 정책제안 중 캡쳐1588-5200(출처=게임동아)
모바일게임협회 정책제안 중 캡쳐1588-5200(출처=게임동아)

기존의 개발사가 개성이 있는 게임을 만들어도 정부사업이나 투자, 퍼블리싱 등에서 홀대를 받았다. 추가 개발을 위한 자금을 구할 수도 없는 환경임이 당연했다. RPG가 아니면 자금 확보가 어려워 너도나도 RPG를 만들어야 했고, 결국 이는 중소게임사들의 경쟁력을 더욱 약하게 만들었다.

그나마 투자나 퍼블리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게임사도 게이머를 위한 게임을 개발을 하지 못했다. 퍼블리셔와 투자자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에 급급했고, 게이들과 관계를 쌓는 것에 실패했다. 게이머들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오픈 마켓의 강점을 완전히 잃어 버린 것이다.

이 외에도 투자와 퍼블리싱 자체도 위축되어 버렸으며, 글로벌 시장에 나아갈 수 있음에도 여전히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쟁력이 더욱 약화 됐다. 중소게임사들은 전반적인 모든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게임협회 정책제안 중 캡쳐(출처=게임동아)
모바일게임협회 정책제안 중 캡쳐(출처=게임동아)

협회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진흥 위주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봤으며, 진흥을 위한 구체적인 사안도 내놨다. 현황 조사를 통한 지원 사업의 고도화, 개발비(인건비) 지원, 긴급 중소게임산업진흥 펀드 및 융자 기반 마련, 인디게임 활성화 지원, 외산 게임 침투에 대한 대책 논의, 갑을 관계 개선을 위한 상생혁신센타 설립, 미래 창의적 인재 확보를 위한 병역특례제 도입, 인식 개선을 위한 도박류와 게임류의 분리가 대표적인 것들이다.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은 "그간 너무 산업적인 측면에서만 게임을 이야기해 부정적인 인식 개선에 한계가 있었고, 이제는 게임이 문화 예술의 영역으로 인정받아야 하고 진흥에 힘을 써야 한다"라며, "임시로라도 많은 이들이 모여 함께 논의할 수 있고 진흥을 위해 힘을 쏟을 수 있는 기관도 필요하고, 게임인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관심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광민 기자 jgm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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