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조기 진단받고 꾸준히 치료하면 극복할 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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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재단, 희귀난치병 치료 지원 활발

희귀난치질환을 집중 치료하는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삼성서울병원 무코다당증센터, 전남대병원 희귀난치질환통합케어센터(첫번째 사진부터)의 내부 모습. 최근 ‘희귀질환관리법’이 시행되면서 이들 센터와 유사한 희귀난치질환 전문병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희귀난치질환을 집중 치료하는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삼성서울병원 무코다당증센터, 전남대병원 희귀난치질환통합케어센터(첫번째 사진부터)의 내부 모습. 최근 ‘희귀질환관리법’이 시행되면서 이들 센터와 유사한 희귀난치질환 전문병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25년이 넘게 흘렀다. 건강하던 김진석 씨(35·경기 광주)는 당시 눈 주변이 조금 처지기 시작했다. ‘근이영양증’(의학명 진행성 근디스트로피)이란 진단을 받았다. 근육병의 일종으로 어릴 때 발생해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힘이 약해지다가 폐렴 등 합병증이 겹쳐 사망하는 희귀난치병이다. 김 씨는 근육이 약해지면서 다리도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 생소한 희귀난치질환…국내 70만 명 넘어

 이처럼 근디스트로피 외에도 무코다당증, 다발성경화증, 헌터증후군 등 이름조차 생소한 희귀난치질환이 많다. ‘희귀난치질환’이란 유병 인구가 2만 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 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약 7000종의 희귀난치질환이 존재한다.

 국내에는 연간 70만 명 이상이 희귀난치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70만 명은 중증질환 산정특례 적용으로 의료비 경감을 받는 드러난 환자 수다. 희귀난치질환은 진단 자체가 어렵고 관련 질환 중 5%가량만 치료제가 개발됐다. 치료제마저 고가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현재 김 씨는 당당하게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프로그래머로 활동 중이다. 2007년 입사 후 11년째 근무하고 있다. 김 씨는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았다. 이 질환은 호흡근육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숨쉬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호흡운동 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치료하면 희귀질환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희귀난치질환자들에 대한 지원이 늘어난다. 지난해 말 △희귀난치질환 관리위원회 구성 △희귀질환 관리 종합계획 수립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및 공급 등이 담긴 ‘희귀질환관리법’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 희귀질환법 시행… 전문병원 관심 커져 


 법 시행에 따라 ‘희귀난치질환 전문병원’도 지정될 것으로 보이면서 현재 운영 중인 희귀난치질환 집중치료센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2008년부터 희귀난치질환 센터를 포함한 희귀난치질환자 지원 사업을 진행해 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 전남대병원 희귀난치질환통합케어센터, 삼성서울병원 무코다당증센터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지원으로 설립, 운영 중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의 경우 루게릭병 등 신경근육계질환을 관리한다. 주로 호흡재활 치료가 전문적으로 이뤄진다. 삼성서울병원 무코다당증센터는 무코다당증을 치료하는 곳이다. 이 병은 ‘무코다당’이라고 불리는 물질인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의 분해에 필요한 효소가 부족해지는 유전병이다. 과거 골수이식 외에는 다른 치료법이 없었지만 현재 효소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전남대병원 희귀난치질환통합케어센터는 비수도권 환자들이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2010년부터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지원하에 운영되고 있다.

 재단 측은 “국가 의료비가 지원되는 희귀난치질환은 142종에 그친다. 이에 정부가 지원하지 않는 질환 274종을 포함해 총 416종의 희귀난치질환을 지원해 왔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전국 69개 협약병원을 통해 매주 신청자를 접수한 뒤 저소득 희귀난치질환자를 선정해 입원비, 진료비, 재활치료비 등 1인당 연간 최대 500만 원을 제공한다. 2011년부터 5년간 총 2912명(57억2000만 원)을 지원했다. 이종서 재단 이사장은 “치료제 개발도 시급하지만 조기에 진단받고 안정적으로 치료, 관리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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