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컨 부사장 “한국 의사들 로봇수술 실력에 감명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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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로봇 ‘다빈치’ 제조사 덩컨 부사장
“상처 적게 내는 기술 등 매뉴얼化… 전세계 의료진 교육에 활용할 것”

“한국 의사들의 뛰어난 로봇수술 실력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한국 의사들과 협력해 국제 로봇수술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려고 합니다.”

질리언 덩컨 ‘인튜이티브 서지컬’ 글로벌 프로페셔널 트레이닝·프로그램 서비스 부사장(사진)은 본지와의 첫 국내 인터뷰에서 “한국 의사들은 학습 의지가 강해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하는 데 관심이 많다”면서 “세계적으로 로봇수술 교육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수술용 로봇 ‘다빈치’의 제조사다. 덩컨 부사장은 다빈치 사용법을 교육하는 ‘트레이닝’ 업무를 총괄한다.

치료 방침은 외과의사들의 영역이지만 기기 사용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은 모두 그의 손을 거친다. 전 세계에 수술로봇 사용법을 전파하는 총괄 책임자인 셈이다.

지금까지 미국, 유럽, 일본의 의료진 교육을 직접 담당했으나 올 1월부터 한국을 추가로 담당하게 됐다. 한국을 ‘로봇수술 교육의 전략적 요충지’로 봤기 때문이다.

덩컨 부사장은 무엇보다 한국의 의료진이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상처를 적게 내는 수술법) 수준이 뛰어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임상이 활발하다 보니 연구 성과도 높은 편이다.

한국은 다빈치 장비가 59대로 적은 편이지만 새로운 로봇수술법 연구는 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하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다빈치를 이용한 새로운 로봇수술기법을 발표한 논문은 76편에 이른다. 200대가 넘는 장비를 보유한 일본은 같은 기간 나온 논문이 50편에 불과하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 표준수술법을 개발한 경험도 다수다. 2009년 최규석 칠곡경북대병원 교수가 개발한 대장항문 수술법이나 2010년 정웅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가 개발한 갑상샘 수술법 등이 대표적이다. 변석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개발한 ‘아시아인 체형에 맞춘 부분 신장 절제술’은 지금도 다른 아시아 의료진을 교육할 때 사용하고 있다.

덩컨 부사장은 “한국 의사들의 선진 기술을 매뉴얼화해 다른 국가에 전파할 생각”이라면서 “전 세계 의료진이 수술용 로봇을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교육하는 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변지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here@donga.com
#질리언 덩컨#인튜이티브 서지컬#수술로봇#다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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