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최연소 20대 선임연구원 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의공학연구소 28세 노건우 박사… 가상수술 시뮬레이션 알고리즘 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설립 50년 만에 최연소 선임연구원을 배출했다. KIST는 28세인 노건우 박사(사진)를 선임연구원으로 발령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 인력이 부족했던 설립 당시를 제외하고 KIST에서 20대 선임연구원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선임연구원은 독자적으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인정받은 직책이다. KIST와 같은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서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대개 2년 이상 연구 경험을 쌓아야 선임연구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된다. 이 때문에 30대 중반에 선임연구원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 연구원은 대구과학고를 조기 졸업한 뒤 KAIST 기계공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석사 과정을 1년 6개월, 박사 과정을 2년 6개월 만에 ‘초스피드’로 이수한 뒤 2014년 KIST에 입사했다.

노 연구원은 “석박사 과정에서 가상 수술 등에 사용되는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방정식 하나를 완성하는 데 집중했다”며 “한 분야만 집요하게 파고든 덕분에 학위 취득 기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KIST 의공학연구소 바이오닉스연구단에서 가상 수술 시뮬레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가령 턱에 생긴 암을 제거한 뒤 턱뼈를 재건하는 두경부 재건술의 경우 종아리뼈 일부를 잘라 조각을 맞춰야 하는데, 가상 수술 시뮬레이션 도입 전에는 의료진의 경험에만 의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가상 수술 시뮬레이션을 통해 8시간 이상 걸리던 수술이 1시간으로 줄었다.

여기에는 노 연구원의 성을 딴 ‘노-바테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바테’는 노 연구원의 지도교수인 클라우스위르겐 바테 MIT 기계공학과 교수의 성이다. 그가 맡은 업무는 턱뼈를 고정하기 위해 어느 부위에 나사 몇 개를 써야 하는지 계산하는 것이다.

이태호 KIST 인사경영팀장은 “최근 연구원 채용에 지원하는 박사급 인력의 평균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라며 “출연연의 연구 역량이 강화되면서 해외 우수 인재들의 국내 유입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의공학연구소#노건우 박사#가상수술 시뮬레이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