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재외공관에 순회 의료진 파견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아프리카-중남미 등 저개발국… 교민-현지 주민에 의료 서비스
‘보건의료 ODA’ 업무도 맡아… “한국 의료 글로벌화에 일조”

외교관들이 근무하는 재외공관에 순회 의료진을 파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지에 파견되는 의료진은 교민은 물론이고 현지 주민에게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건의료 공적개발원조(ODA)’ 관련 업무도 함께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달 29일 외교부와 이런 내용을 협의하기 위한 첫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청와대 의무실장을 맡았던 김원호 교수(소화기내과)가 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양측은 정년퇴임한 의사 등 장기 해외파견 근무 의향이 있는 의료진을 우선 ‘험지’로 분류되는 저개발 국가 내 한국대사관에 파견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공관 근무자와 가족들의 건강관리 및 검진, 치료뿐 아니라 교민과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한 진료도 병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는 ‘국제협력의사’ 제도가 폐지된 상태에서 부족해진 의료 구호인력을 확충하고, 정년퇴임한 의사들이 봉사하는 좋은 계기로 활용 가능하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르완다와 스리랑카에서 외교관의 부인이 풍토병 등으로 잇따라 사망하는 등 특수지에 근무하는 외교관과 가족들이 질병에 시달리거나 사망에 이르는 사례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국감에서 일부 의원은 ‘특수지 근무 외교관 등에 대한 의료지원 현황’ 자료를 근거로 “한국의 재외공관 의료지원 체계가 3류 수준”이라고 질타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재외공관에 의료진을 파견한다. 특히 일본은 외교관 신분의 의료진을 파견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관 내에 진찰실을 설치하고 대륙별 거점 공관에는 심리상담 전문의도 상주시키고 있다.

김 교수는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면서 문제라고 생각했던 재외공관의 의료 서비스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원격의료와도 맞닿아 있고 한국 의료의 글로벌화에도 일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순회 의료진#보건의료 공적개발원조#세브란스병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