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016] 넥슨 정상원 부사장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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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26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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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의 시대가 도래한 이후 게임은 브랜드를 보고 선택하는 공산품과 비슷한 모습으로 변화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현상이 바람직한 것일까요?”

금일(26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이하 NDC 2016)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한 넥슨의 정상원 신규 개발총괄 부사장은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다양성’을 통해 최근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게임 트랜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넥슨 정상호 개발 부사장
넥슨 정상호 개발 부사장


정 부사장은 모바일게임의 경우 개발, 아이디어는 모두 다르나, 유료 콘텐츠와 자동전투 즉 오토의 밸런스를 잡기 매우 힘든 것이 사실이며, 현재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게이머 중 상당수가 킬링타임용으로 게임을 즐기는 만큼 모바일게임이 점차 단순해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에는 개발자가 게임을 만들면 홍보팀이 홍보를 하는 순환 구조였으나, 모바일게임의 경우 TV 광고와 마케팅이 중요해지면서 홍보팀에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비슷한 게임이 양산되며, 게임이 창조물이 아닌 공산품으로 변하는 풍토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 때문에 현재 게임은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느낌으로 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게임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IP 즉 지적재산권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개발사보다 플랫폼, 메신저, 퍼블리셔가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모바일게임의 수익구조를 지적하며, 과거 미국의 골드러시 당시 가장 돈을 많이 번 사업이 천막 장사였듯, 게임의 수익의 자원 재분배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부사장은 자신이 전공한 생물학의 관점에서 이러한 게임산업의 현상을 새로운 눈으로 풀어나갔다. 그는 같은 개체가 계속 늘어나는 무성생식의 경우 계속 우월한 유전자를 남길 수 있으나 환경의 변화에 취약하고, 암수 두 종의 유전자가 섞이는 유성생식은 새로운 유전자가 태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성생식을 인류를 비롯한 대다수의 종들이 선택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때 지구를 정복했던 공룡들이 환경의 변화로 급속히 멸종하 것과 1900년대 10마리에 불과한 토끼가 3억 마리까지 증식한 사례, 그리고 같은 전세계 모든 나무들이 단 하나의 유전자를 지닌 바나나가 멸종할 수도 있는 것에 빗대며 한가지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은 너무나 쉽게 몰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부사장은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는 정말 위험하고 무서운 병 이었지만, 아프리카 한 부족은 빈혈 증세를 보이지만 말라리아에 강한 특성 탓에 이런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기업도 이와 마찬가지로 결국 환경은 계속 변화하게 되고 이를 대처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냐? 아니면 다양성으로 승부를 할 것이냐?는 선택이 갈린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모바일게임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성적표가 매일매일 나온다는 것으로, 성적이 바로 보이기 때문에 눈앞의 성과를 피하기 힘들며, 때문에 어린이날 놀이동산에 간 것처럼 수 많은 경쟁에 시달리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경쟁작을 부셔버릴 수 있는 막강한 팀을 지니고 있으면 이를 해결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게임사들은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단순히 여러 사례를 나열하는 것에서 벗어나 기존의 생각을 확장시킨 포트폴리오가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패키지가 중심인 시장에서 인터넷의 도입으로 온라인게임으로 전환되었고, 온라인게임이 성공할 때 모바일게임이 태동하고 있었지만, 온라인에서 성공한 기업들이 이를 적응하기 꺼려했는데, 이를 ‘마켓 리더’의 저주라고 설명했다. 현재 거두는 많은 수익에 안주해 새로운 도전을 일부러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기업들은 밖의 안테나를 키고 계속 트랜드를 주시해야 한다고 정 부사장은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부사장은 “게임 비즈니스는 흥행이 중요하지만 그 확률은 굉장히 낮다. 하지만 현재 영국의 축구 프로팀 레스터 시티는 우승할 확률은 5,000분의 1에 불과했지만, 지금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게임업게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이런 서프라이즈가 나오기도 한다”

“게임업계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는 명대사처럼 방법을 찾을 것이며, 지속적으로 흥미를 끌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게임을 위해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개발자분들 모두 지금 하는 일이 옳다는 생각으로 계속 도전해야 한다”라고 경연을 끝마쳤다.

동아닷컴 게임 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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