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매출 14% 연구개발비로… 세계적 ‘혁신신약’ 탄생 꿈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Bio 의약]

“종근당의 다음 신약은 세계적인 ‘혁신 신약’이 돼야 한다….”

최근 종근당 내부에서 자주 나오는 얘기 중 하나는 ‘글로벌 혁신 신약’이다. 최근 10년 사이 종근당은 항암제 ‘캄토벨’과 당뇨병치료제 ‘듀비에’ 등 2개의 신약을 만들었다. 차기 신약 후보 중 하나인 고도비만치료제 ‘CKD-732’의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종근당은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신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해 최근 연구개발 투자액을 늘리고 연구원 인력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 늘려 3번째 신약 도전

종근당이 지난해 연구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747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약 13.7%에 해당한다. 2011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용 비율이 10%를 넘긴 이후 비중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는 신약 개발 속도를 더 높인다는 취지로 연구개발 비용을 전체 매출액의 15%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새벽을 여는 종소리’라는 뜻을 가진 종근당의 효종(曉鐘)연구소 내 연구원 수는 현재 273명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종근당은 올해 연구 인력을 300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우수 연구원을 선발, 대학 박사학위 과정을 지원하거나 해외 유명 연구기관에 파견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항암제 캄토벨과 당뇨병치료제 듀비에에 이어 현재 고도비만치료제 ‘CKD-732’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CKD-732는 종근당이 항암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항(抗) 비만 효과를 추가로 확인해 2009년 미국 자프겐사에 기술 수출한 약물이다.

이 약품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임상 3상에 진입했다. 3상을 통과하면 시판에 들어간다. 희귀질환인 프래더-윌리 증후군(유전성 비만 질환)에 치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이후 올해 1월에는 시상하부 손상으로 인한 비만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프래더-윌리 증후군은 15번 염색체에 이상이 있어 지속적인 공복감과 대사 기능 저하 등의 증상이 일어나는 희귀 질환 중 하나다. 적게 먹어도 체중이 늘며 비만이 지속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시상 하부 손상으로 인한 비만은 정상적인 대사와 식욕 조절에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다. 시상하부는 다양한 호르몬과 대사작용의 속도, 배고픔, 포만감 등을 관장하는 뇌의 항상성 조절 기관이다.

CKD-732는 2011년 3월 미국의 제약 연구저널 ‘R&D Directions’가 선정하는 글로벌 100대 혁신 신약에 선정됐으며 9월에는 미국의 ‘C&EN(Chemical & Engineering News)’ 저널에 게재되는 등 향후 기대가 큰 세계적인 신약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항암제 개발 등에도 박차


종근당은 ‘바이오(생명공학) 의약품’도 차세대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개발 중이다. 2012년 12월 충남 천안 공장에 바이오 우수품질관리기준(GMP) 설비 구축을 완료한 종근당은 올해부터 다양한 바이오 제품의 임상 및 판매용 생산을 진행하는 등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18일에는 일본 제일기린약품의 빈혈치료제 ‘네스프’와 같은 효능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CKD-11101’이 임상 3상 시험에 진입했다. CKD-11101은 지속적인 약효를 발휘해 주 1회만 투여해도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네스프의 국내 특허가 만료되는 올해 11월 이후 CKD-11101이 시판되면 수입 대체에 따른 의료비 절감과 해외 수출을 통한 외화 획득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종근당은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인 ‘CKD-12201’에 대한 연구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09년부터 국내 바이오벤처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고난도의 바이러스 항원 제조기술을 확보했다. 제품화에 성공할 경우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 제품을 대체해 자궁경부암 백신의 국산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근당은 항암제 개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CKD-516’의 경우 종양 혈관만을 선택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적은 용량으로도 효능이 좋은 편이어서 약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혈관 내피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약에 대한 종양세포의 내성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종근당은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을 치료하는 신약 ‘CKD-519’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 약은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을 줄이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을 늘리는 효과로 주목 받고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