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폐렴구균성질환, 영유아 사망률 높아 예방접종 필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소아감염질환 권위자 이스라엘 론 다간 박사 인터뷰

론 다간 교수는 “한국이 폐렴구균 접종을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선정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며 “13가 백신은 예방효과가 뛰어난 백신으로 폐렴구균성질환 발생률을 더욱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론 다간 교수는 “한국이 폐렴구균 접종을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선정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며 “13가 백신은 예방효과가 뛰어난 백신으로 폐렴구균성질환 발생률을 더욱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폐렴구균 백신이 국가 필수예방접종 백신으로 선정됐다고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위원회가 13일 밝혔다. 이로써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부터 폐렴구균 백신을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게 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폐렴구균성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160만 명. 사망자의 절반가량은 5세 미만의 영유아다. 하지만 국내에서 폐렴구균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편이다. 현재 국내의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은 60% 정도다.

더욱이 엄마들 사이에선 올해 필수 폐렴구균 백신으로 선정된 10가 백신, 13가 백신에 대한 정보도 부족한 상황이다. 본보는 최근 방한한 세계소아감염질환학회 창립 멤버이자 소아감염질환의 세계적 권위자인 이스라엘의 론 다간 박사(소로카 대학병원 소아감염질환부 이사·사진)와 18일 인터뷰를 갖고 폐렴구균 백신에 대한 여러 궁금한 점들에 대해 물어봤다.

―폐렴구균성질환, 예방접종을 필수로 받아야 할 만큼 위험한 질환인가.

“폐렴구균성질환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환 가운데 5세 미만 영유아의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환이다. 폐렴구균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균은 90가지가 넘지만 그중 19A라는 폐렴구균은 항생제 내성이 심해 치료가 어렵다. 패혈증, 수막염 등 심각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유발할 뿐 아니라 치료 뒤에도 언어장애, 청각장애 등 심각한 장애를 남길 수 있다.”

―폐렴구균접종을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도입한 국가는 얼마나 되나.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캐나다, 일본, 이스라엘 등 123개국이 폐렴구균 백신을 필수예방접종으로 시행하고 있다.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로 아직 전 세계 절반 이상의 소아들이 폐렴구균 백신 접종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폐렴구균백신을 도입한 후 실제 질환 감소 효과가 있었나.

“2000년 폐렴구균백신이 도입된 이후 백신을 도입한 지역에선 폐렴구균으로 인한 뇌수막염, 패혈증, 폐렴, 중이염 등이 크게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 백신이 소아예방접종 일정에 포함된 이후 5세 미만 영유아의 폐렴구균질환은 전보다 98%나 감소했다. 현재 폐렴구균백신을 필수 예방접종으로 도입한 국가들은 대부분 13가 백신을 필수 백신으로 선정하고 있다. 13가 백신은 19A균을 예방할 수 있어 질환 감소 효과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 엄마들은 폐렴 구균성 질환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가.

“2007년 이스라엘에 폐렴구균접종이 선택 접종으로 도입됐을 때 질환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한 많은 홍보활동을 펼쳤다. 우선 보호자를 중심으로 예방접종이 가져올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렸으며 다음으론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폐렴구균성질환이 얼마나 심각한지 공감대가 형성되자 2009년부터는 폐렴구균백신이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선정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0가와 13가 백신이 모두 필수 백신으로 포함됐다. 두 백신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13가 백신은 13가지 폐렴구균을 예방할 수 있고 10가 백신은 10가지 폐렴구균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13가 백신은 19A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19A균이 중증 폐렴구균성 질환의 20∼40%를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많은 나라에서도 19A균으로 인한 폐렴구균성질환 비중이 높아 13가를 선호하고 있다.”

―영유아 외 20, 30대 성인 등 다른 연령대도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해야 하나.

“성인의 경우 무비장증(비장이 없는 경우),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자, 만성폐쇄성폐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환자가 폐렴구균성 질환 고위험군에 속한다. 13가 백신은 생후 2개월부터 시작해 전 연령까지 접종이 가능한 유일한 폐렴구균단백접합 백신이다. 폐렴구균성 질환에 취약한 고위험군 성인들에게도 당연히 권장하는 백신이다.”

―폐렴구균백신 접종에 대해 한국의 영유아 어머니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질환은 치료하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스라엘에서도 13가 백신을 필수예방접종으로 도입하면서 뇌수막염, 중이염, 폐렴 등이 각각 75%, 60%, 45%로 크게 감소했다. 한국도 이스라엘과 유사한 질환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접종일에 맞춰 제때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은 보호자의 의무다. 10가, 13가 폐렴구균 백신은 생후 2개월, 4개월, 6개월 등 3회 기본 접종을 한 뒤 12∼15개월에 1회 추가 접종, 즉 총 4회 접종이 권장된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