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이상화 닮은듯 다른 ‘金벅지’ 비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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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은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 선수가 다시 4년 전처럼 금메달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 다른 듯 닮은 허벅지


전문가들은 김연아의 힘찬 점프, 이상화의 압도적인 스피드 때문에 금메달 획득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들이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압도적 실력을 갖게 된 비밀은 바로 ‘금(金)벅지’라 불리는 명품 허벅지다. 두 선수의 탄탄한 허벅지 모두 강한 힘을 낼 수 있다는 점은 같지만, 근육의 모양과 기능은 명백히 다르다.

김연아의 허벅지는 육상이나 빙상 단거리 선수들만큼 크지 않은 대신 ‘선’이 아름답다. 피겨스케이팅의 특성상 근육이 커지면 몸이 무거워져 점프하기 어렵고 움직임이 둔해진다. 아름다우면서도 강한 허벅지를 만들려면 근섬유의 크기를 키우거나 수를 늘리는 웨이트트레이닝 대신 ‘긴장도’를 높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오재근 한국체대 운동건강관리학과 교수는 “무릎을 급격히 굽혔다가 힘껏 펴면서 점프하는 ‘플라이오매트릭스’는 다리 근육의 긴장도와 탄성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허벅지 둘레 58cm(23인치)를 자랑하는 이상화 선수는 경기 막판에 치고 나가는 힘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막판 스퍼트에서 내는 힘은 타이어를 매달고 사이클을 타는 등 남자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을 받으면서 키운 ‘젖산 내성’에서 나온다.

운동할 때 근육에 저장된 영양분인 글리코겐이 분해되면서 에너지와 함께 부산물로 젖산이 나온다. 이때 젖산에서 분리돼 나온 수소 이온이 근육을 산성으로 바꾸면서 지치게 되는데, 젖산 내성이 좋은 이 선수는 근육의 산성화가 느리게 일어나 지치지 않고 더 오래 달릴 수 있다.

○ 닮은 듯 다른 근육


이들의 근육은 강하다는 점은 같지만, 구성은 다르다. 근육에는 뚱뚱하고 힘이 센 ‘속근’과 가늘고 오래가는 ‘지근’이 있다. 지름이 큰 속근은 미토콘드리아가 더 많아서 에너지를 재생산하는 속도가 빠른 데 비해, 지근은 가늘어서 큰 힘을 내지는 못하지만 에너지를 더 오랫동안 만든다.

피겨스케이팅은 점프나 회전을 할 때 큰 힘을 내는 순발력과 최고 5분에 달하는 경기 시간 동안 지치지 않는 지구력이 모두 중요하다. 이상화의 주종목인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은 속근 비율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상대적으로 속근 비율이 높은 흑인들이 단거리 달리기 경주를 제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지만 다리와 몸통이 연결되는 척추와 고관절 부위의 근육인 ‘코어 근육’이 강하다는 점은 같다. 코어 근육은 스트레칭 같은 정적인 훈련으로 키우는데 김연아는 코어 근육이 잘 단련돼 있어 폭발적으로 점프할 수 있고 착지할 때 균형도 잘 잡는다. 이상화는 상체를 휘둘러 얻은 동력을 스케이트 날 끝까지 전달해 치고 나가는 힘이 좋다.

송주호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점프력이나 경기 마지막까지 실수하지 않는 집중력을 봤을 때 김연아 선수는 속근과 지근의 비율이 6 대 4 정도, 이상화 선수는 속근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타고난 스케이터”라고 평가했다.

과학동아 2월호에서 소치 올림픽을 맞아 예비 최고 스타 김연아, 이상화 선수가 지닌 비밀을 비롯해 제1차 세계대전 100주년 기념 특집, 북미 한파의 비밀, ‘조류 중의 영장류’ 까치의 지능 등 다양한 내용을 만나 볼 수 있다.

우아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wooy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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