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新중년시대]40∼50대, 건강 확보하는 마지막 기회… 만성질환 예방이 활력 노년 비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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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봉수 교수 기고

차봉수 연세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차봉수 연세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최근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41세인 남성은 앞으로 39.2년, 여성은 45.5년을 더 살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경기에 비유하면 40대 초반은 이제 막 후반전에 돌입한 시기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후반전이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사실. 전반전과는 사뭇 다른 몸 상태 때문이다. 특히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은 한 번 발병하면 평생 관리가 필요하고 합병증으로 이어질 때에는 노년기 삶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0세 당뇨병 환자가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이 환자는 40년간 당뇨병을 관리해야 한다. 또 당뇨병이 발병한 지 10∼15년 사이에 만성 합병증이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망막병증, 족부병증 등 합병증을 안고 살아가야 할 기간도 25∼30년에 이른다. 자칫 합병증을 방치해 증상이 악화되면 실명, 족부 절단 등 심각한 상태로 여생을 보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더 큰 문제는 당뇨병 환자가 중년층부터 급증하지만 40, 50대 환자는 자신이 당뇨병 환자인 것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한당뇨병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40대 당뇨병 환자 10명 중 6명 정도가 이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증상이 있더라도 △소변을 많이 보거나 △물을 많이 마시거나 △밥을 많이 먹게 되는 등 간과하기 쉬운 증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 당뇨병을 조기에 발견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정기검진이 중요하다. 특히 비만이거나 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있거나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임신 중이거나 임신성 당뇨병을 앓았다면 위험하다. 이들은 검사를 통해 당뇨병이 생겼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무엇보다 치료제를 제대로 복용해야 한다. 당뇨병 관리에서 약물요법은 식사요법과 운동요법만으로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번 당뇨약을 복용하기 시작했을 때 평생 약을 끊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품은 환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해도 혈당 조절이 안 되면 자신에게 맞는 약제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또 당뇨약을 처방 받은 환자는 치료제를 제대로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당부하고 싶다. 특히 젊을수록 당뇨 치료제 복용지침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진료 때 ‘바빠서 약 먹는 걸 잊었다’고 말하는 환자들을 자주 본다. 올바른 복용 습관을 가지는 것이 당뇨병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이른 때’라는 말이 있다. 건강관리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40, 50대는 노년기의 건강을 확보하는 적기이자 마지막 기회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만성질환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자신의 건강에 빚을 지게 된다면 60대 이후 예상하지 못했던 건강상 채무를 평생 갚아 나가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차봉수 연세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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