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癌 재발률 높아… 치료 끝나도 3∼6개월마다 검진 필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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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건강하게 극복하자

암 환자는 수술 후에도 식생활 개선과 꾸준한 운동 등을 통해 건강을 관리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한 암 환자가 운동치료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DB
암 환자는 수술 후에도 식생활 개선과 꾸준한 운동 등을 통해 건강을 관리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한 암 환자가 운동치료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DB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고 했던가. 야구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암 치료다.

엄밀하게 말해 의학적으로 암은 완치라는 개념이 없다. 암 치료를 끝내고 5년이 지날 때까지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라고 부를 뿐이다. 재발률도 비교적 높다. 일반인의 암 발병률에 비해 암 경험자의 재발률은 2, 3배에 이른다. 유방암은 평균 20∼30%가 재발한다. 처음 생긴 부위가 아닌 다른 곳에 나타나기도 한다.

암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이렇다면 하물며 암 수술로 새 생명을 얻은 지 얼마 안 된 사람이라면 더욱 안심하기 이르다. 어떻게 하면 암 수술 뒤 관리에 성공해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대체식품으로 영양 챙겨야

가장 기초적인 조언이지만 잘 먹어야 한다. 수술이나 항암치료로 지친 심신을 치유하려면 좋은 영양상태는 필수적이다. 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지 않으면 회복이 더딜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아침 점심 저녁을 거르지 않아야 한다. 고기 생선 계란 같은 단백질 반찬은 반드시 식단에 포함시켜야 한다. 육류가 암의 재발 또는 전이를 돕는다고 걱정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수술 뒤 세포의 빠른 회복과 빈혈 개선을 위해서는 육류를 먹어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과일도 하루 한두 차례 섭취해야 좋다. 맵고 짠 양념과 조미료는 지양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이 발간한 ‘암과 식생활’ 안내서에는 다양한 종류의 암 환자 음식이 소개돼있다. 안내서에 따르면 입맛이 없을 때는 바나나 스무디 등 대체음료를 만들어 먹도록 권한다. 항암제 치료 부작용인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 날 때는 과일 시금치 샐러드 또는 단호박 수프를 먹는 게 좋다. 방사선요법 뒤 입안과 목이 쓰리고 아플 때는 구내염을 치료해주는 해물 미역죽이 제격이다.

이 밖에도 입안이 건조할 때는 유자드레싱을 곁들인 바나나 샐러드, 체중이 빠질 때는 방어 스테이크와 버섯구이를 먹는 게 도움이 된다. 면역기능이 약해졌을 때는 모든 음식을 익혀서 먹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부위에 따라 먹는 방법도 달리해야 한다. 위 수술 환자는 2시간 간격으로 소량씩 하루 6회 이상 먹는 것이 좋다. 먹을 때는 30번 이상 씹어야 한다. 수술 후 3개월까지는 현미밥보다는 소화가 잘 되는 쌀밥을 먹어야 한다.

대장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복부 팽창감을 줄여줄 수 있는 식사가 필요하다. 콩류 양배추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 마늘 등이 도움이 된다.

운동도 빠뜨려선 안 되는 요소다. 암 수술 뒤에는 신체 활동이 예전보다 줄어든다. 이는 전신쇠약 피로감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모두 골고루 하는 것이 좋다. 장기간 투병생활로 생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취미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암 수술 뒤 진단 키트도 개발

최근엔 암 수술 뒤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가 개발되기도 했다. 이봉희 변경희 가천대 길병원 교수와 이기영 아주대병원 교수,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팀은 국립암센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7년 동안 연구를 진행해 암 수술 뒤 진단 키트를 개발했다.

이 키트는 단백질 세포의 위치 정보를 자동 예측할 수 있는 원리를 발전시켰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조직검사보다 간편한 방법이다. 종양이 악성인지 양성인지 판별하는 것은 물론이고 징후가 좋을지 나쁠지, 혹이 전이될 가능성은 있는지, 어떤 약이 가장 적합한지까지 판별하는 종합 키트다. 기존 조직배양 검사는 일주일 이상 걸리지만 이 키트를 이용하면 하루 만에 검사 결과가 나온다. 이 진단법은 이미 특허출원을 마치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연구팀은 뇌종양 환자 400명의 조직을 키트로 진단해 종양의 향후 진행 정도를 판별해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유전체학 전문학술지 ‘게놈 리서치’에 게재됐다.

이봉희 교수는 “약 10만 원의 비용만으로 종양의 성격과 미래까지 진단하는 획기적인 진단법”이라며 “혈액이나 소변을 키트에 묻혀 종양의 성격과 예후까지 판별하는 키트를 개발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치료가 끝나고 암 세포가 몸에서 사라진 환자에게는 첫째도 둘째도 검진이 중요하다. 3년까지는 3∼6개월마다 검사를 받고 그 후에는 6개월∼1년마다 하는 것이 좋다. 정기검진을 할 때는 암 발생 부위 이외의 다른 장기에 대한 검사도 하는 것이 좋다.

김재준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장은 “같은 부위에서 암이 재발하면 치료가 두 배 힘들다. 하지만 다른 부위에 생겼다면 초기에 발견만 하면 치료가 쉬울 수 있다”며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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