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김재훈의 척추 이야기]<7>취침 중 뒤척이다 통증에 잠이 ‘홀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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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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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전방전위증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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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사는 장모 씨(60)는 몇 년 전부터 허리가 아팠다. 비만체형도 아닌데 배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운동 부족이라 생각하고 운동도 했지만 허리통증은 더 심해졌다. 최근에는 다리까지 저리고 당기기 시작해 엉덩이를 뒤로 쑥 빼고 걸어야 했다. 결국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았다. ‘척추전방전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일반인들은 척추가 흔들려 어긋난다는 점을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노화나 잘못된 자세로 척추가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되거나 사고가 생겨 외부로부터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위에 있는 척추가 앞으로 이동하는 척추전방전위증이 생길 수 있다.

척추는 여러 개의 작은 뼈들이 탑처럼 쌓여 있는 형태이다. 이를 위아래로 고정하는 것이 척추 뼈 뒷부분에 있다. 관절돌기라고 한다. 관절돌기는 구조가 얇다. 외상, 사고, 지속적 압박으로 쉽게 손상된다. 이렇게 되면 척추의 고리가 튼튼히 잡아 주지 못해 위 척추가 앞으로 나오게 된다. 근육과 인대가 약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5배 정도 많다. 퇴행성이라면 오래 앉거나 서 있을 때, 허리를 움직일 때 아프다. 오래 걸으면 허리 통증이 심해져 엉덩이를 빼고 걷게 되고 심하면 잘 때 뒤척이며 돌아눕다 극심한 통증에 잠이 깬다. 척추관협착증이 함께 오기도 한다.

척추 분리증을 동반한 척추전방전위증은 퇴행성 전방전위증과 비슷하지만 신경근 압박에 의한 하지방사통이 주된 증상이다. 요통과 엉치통을 동반하고 디스크 환자처럼 움직일 때마다 다리 쪽으로 저리고 쑤시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 초기에는 약물,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와 신경성형술 등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신경성형술은 영상장치를 이용해 지름 1mm 정도의 가는 관을 꼬리뼈의 구멍을 통해 넣어 신경을 누르고 있는 물질을 제거한다. 5∼10분에 시술을 끝내고 바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술이 필요하다. 흔들리는 상, 하 척추 뼈를 나사못과 로드를 이용하여 단단히 고정하고 엉덩이 부분에서 자기 뼈를 채취해 고정한 척추 사이에 얹어 놓아 위, 아래의 척추를 맞추는 척추유합술을 시행한다. 예전에는 수술부위가 커 수술 뒤 통증이 컸다. 게다가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출혈도 많이 일어날 수 있어 고령 환자의 부담이 컸다.

최근에는 투시 X-레이와 첨단화면 표시장치를 이용한 경피적 척추유합술이 개발돼 이 부담을 줄였다. 이는 나사를 고정할 부위에 1cm 정도의 구멍을 내고 화면표시장치를 보면서 피부를 통해 나사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출혈과 근육 손상, 수술 후의 허리통증을 모두 크게 줄였다. 다만 정확한 위치에 기구를 삽입하고 척추를 견고하게 고정해야 하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수술을 받아야 한다.

김재훈 제일정형외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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