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전체 연구, 세계최고 美의 58% 수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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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격차는 4.2년

최근 DNA 연구는 유전정보 전체를 분석하는 ‘유전체’ 연구로 확대되고 있다. 2003년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완료되면서 한 사람의 유전체가 완전히 해독된 뒤 각 개인의 유전체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독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서울대 의대를 비롯한 국내 일부 연구그룹의 유전체 분석 능력은 세계적이다. 지난해 2월 ‘네이처’는 인간게놈 프로젝트 초안 발표 10주년을 맞아 세계 유전체 연구 현황을 분석하면서 서울대 의대가 수행한 한국인의 유전체 분석 연구에 대해 정확성과 의료 목적의 활용 가능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우리나라 유전체 연구는 1999년 정부 주도로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을 시작하면서 본격화됐다. 그 뒤 사람뿐만 아니라 작물과 미생물 등 유전체를 연구하는 사업단이 속속 꾸려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유전체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기술과 투자 수준은 낮은 편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유전체 연구에서 우리나라 기술수준은 최고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절반 수준(57.7%)에 불과하며 기술 격차는 4.2년이나 난다. 우리나라 정부의 생명공학(BT) 지원 예산 중 유전체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0.9%에 불과해 일본(5.8%)이나 미국(1.6%)보다 낮다.

이에 관련 6개 정부부처는 2014년부터 8년간 5788억 원을 유전체 연구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올해 11월 발표했다. 사람과 동식물, 미생물 등 다양한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의료 및 생명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전체 분석을 위한 기반 기술부터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람의 경우 30억 개나 되는 유전자의 정보를 풀려면 대량의 생명정보를 처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인력이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서정선 서울대 의대 교수는 “생명공학과 정보기술을 융합한 생물정보학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한국인뿐만 아니라 아시아인의 유전체 정보를 꾸준히 쌓아간다면 우리나라가 맞춤의료, 예측의학 등 미래 보건의료 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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