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신경세포 죽는 파킨슨병, 도파민 보충 약물로 초기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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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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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구로병원

파킨슨병은 치매, 뇌중풍(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꼽힌다. 노인인구가 늘어나면서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노인뿐만 아니라 50대 이하 중년에서도 병에 걸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20, 30대에서도 발견된다. 파킨슨병은 치매, 당뇨, 고혈압처럼 완치가 쉽지 않은 질환이다. 하지만 일찍 발견해 치료하고 적절하게 대처한다면 일상생활에 별 지장이 없을 정도로 관리할 수도 있다.

○ 운동장애 초래하는 만성 퇴행성 뇌질환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고성범 교수(파킨슨병센터장)가 뇌의 모형을 들고 환자에게 파킨슨병의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특정 신경 세포들이 점차 죽으면서 생기는 만성 퇴행성 뇌질환으로 떨림, 경직, 느린 동작, 자세 불안정 등 운동장애가 나타난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고성범 교수(파킨슨병센터장)가 뇌의 모형을 들고 환자에게 파킨슨병의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특정 신경 세포들이 점차 죽으면서 생기는 만성 퇴행성 뇌질환으로 떨림, 경직, 느린 동작, 자세 불안정 등 운동장애가 나타난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파킨슨병은 도파민이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뇌의 특정 신경 세포들이 점차 죽어가면서 생긴다. 떨림, 경직, 느린 동작, 자세 불안정 등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만성 퇴행성 뇌질환이다. 세포가 죽어가는 속도가 정상적인 노화에 비해 매우 빠르다. 뇌의 특정 부위만 손상돼서 각종 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아직까지 직접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파킨슨병을 확진할 수 있는 검사방법은 없다. 다만 환자의 병력, 증상, 진찰소견, 치료에 대한 반응 등을 종합해서 진단한다.

초기 증상은 전신 피로와 권태감, 팔다리 통증 등이다. 그런데 이런 증세는 관절염이나 오십견, 신경통, 우울증이 있을 때도 나타난다. 이 때문에 환자는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더불어 적절한 치료시기도 놓치게 된다.

치매나 뇌졸중으로 오인할 때도 있다. 파킨슨병 환자의 20%가 치매를 동반한다. 하지만 파킨슨병은 운동신경의 이상으로 움직이는 데 불편을 느낄 뿐이다. 치매처럼 지능이 떨어지거나 성격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70%가 뇌졸중치료를 받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몸 한쪽 편으로만 손을 떨거나 발이 끌리는 뇌졸중의 증상이 파킨슨병 초기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뇌졸중과는 달리 한쪽 마비증상이 2년 정도 경과 한 뒤 반대쪽에도 나타난다. 마비증상이 나타날 때도 미세한 차이점이 있다. 뇌졸중의 경우 마비증상은 힘이 감소하면서 나타난다. 반면 파킨슨병은 운동속도가 느려질 뿐 힘은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 표적약물, 뇌심부자극술 맞춤치료

파킨슨병은 초기에는 약이 잘 듣는 편이다. 약물치료를 받으면 뇌에서 부족해진 도파민을 보충한다. 이런 약들은 도파민이 부족해지면서 생기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맞춰줌으로써 증상을 완화시킨다.

하지만 파킨슨병은 서서히 악화되는 만성 진행형이란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약물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파킨슨병을 5년 이상 앓으면 약물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약물을 복용해도 1, 2시간 지나면 상태가 다시 악화되거나 의지와 상관없이 춤추듯 몸을 흔들게 되는 ‘이상운동항진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때는 ‘뇌심부자극술’이라는 수술 치료를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뇌심부자극술은 신경외과와 신경과 전문 교수진이 협진을 통해 진행한다. 이 수술은 모든 과정이 정밀하게 유지돼야 한다. 먼저 머리에 작은 구멍을 내고 미세전극을 뇌의 중심부에 삽입한다. 자기공명영상(MRI) 장비와 뇌항법장치, 미세전극기록법 등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뇌의 비정상적인 이상운동 신호만을 찾는다. 문제가 되는 부위를 찾아 전극을 심고 자극한다. 이를 통해 파킨슨병 증세가 좋아지는지, 다른 뇌기능에 영향을 끼치는지 등을 확인한다. 모두 확인이 됐다면 볼펜 심 크기의 전기자극기를 심고 수술을 끝낸다. 이 자극기는 파킨슨병이 일으키는 이상신호를 차단한다. 개복수술과는 달리 비교적 안전하고 간단한 수술이다. 수술 당일 식사와 운동이 가능할 만큼 후유증이 거의 없고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 우울증 치료 병행해서 삶의 질 높여야

파킨슨병은 오래 앓을수록 나빠지는 병이다. 수술을 했다 하더라도 그 후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수술 초기 상태가 많이 호전됐더라도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지나면 상태가 악화되거나 다른 합병증이나 생길 수 있다. 약물을 조절하거나 삽입한 전기자극기를 조절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파킨슨병 환자는 어깨인대손상, 유착성 활액막염, 정액막염 등을 원인으로 하는 어깨 통증이 많이 발생한다, 파킨슨병을 갖고 있지 않은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보다 통증강도도 훨씬 심하다. 이런 통증은 심해질수록 우울증을 동반한다. 삶의 질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통증관리와 우울증 치료를 병행해서 파킨슨병 환자와 가족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물리치료도 함께 진행하면 좋다. 환자 스스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관절이 굳어 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 원스톱 진료시스템, 고려대 구로병원 센터

고려대 구로병원 파킨슨병센터는 고성범(신경과), 김종현(신경외과) 교수 등 국제적으로도 정평이 나있는 의료진이 협진해 통합치료를 한다. 모든 검사를 한번에 하는 원 스톱 진료시스템이다. 진단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검사수치를 정량화해서 측정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또 파킨슨병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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