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최소 절개+짧은 수술로 신경통로 넓혀 통증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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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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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협착증, ULBD 치료법

박진규 굿스파인병원장이 환자에게 척추 통증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척추관 자체가 좁거나 나이가 들면서 좁아진 척추협착증 환자는 신경이 눌리기 때문에 통증을 많이 느낀다. 굿스파인병원 제공
박진규 굿스파인병원장이 환자에게 척추 통증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척추관 자체가 좁거나 나이가 들면서 좁아진 척추협착증 환자는 신경이 눌리기 때문에 통증을 많이 느낀다. 굿스파인병원 제공
허리가 아프면 일단 “디스크에 걸린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허리통증 질환 가운데 가장 환자가 많은 게 바로 척추디스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척추디스크를 의심해 병원에 간 환자들 가운데 의외로 상당수가 다른 질환 판정을 받는다. 바로 척추협착증(척추관협착증)이다.

일반인이 두 질환의 차이를 명쾌하게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나타나는 증상이 비슷하다. 두 질환 모두 허리에서 통증이 시작된다. 이어 엉덩이와 다리에까지 통증이 확산되고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척추협착증 환자는 약 100만 명에 이른다. 허리통증 환자로는 척추디스크 다음으로 두 번째다. 그만큼 척추협착증 환자가 많다는 이야기다.

○ 척추협착증은 허리를 젖힐 때 더 아프면 의심

환자들이 척추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을 혼동하는 이유는 요통과 다리에 오는 저림 현상이 똑같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깊이 들어가면 두 질환이 상당히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증상만 다른 게 아니라 치료 방법까지 다르다. 따라서 두 질환을 혼동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척추디스크는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있는 원반 모양의 디스크(수핵)가 밖으로 삐져 나와 척추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그러나 척추협착증은 이 디스크와 상관이 없다.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 자체가 좁아진 것이다. 일종의 퇴행성 질환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디스크는 나이가 젊은 20, 30대에도 많은 반면 척추협착증은 주로 50대 이상에서 많이 나타난다.

통로 자체가 좁아져 신경을 누르면 허리가 자주 아프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리로 가는 신경이 눌리면서 엉치뼈와 허벅지 쪽으로 통증이 내려간다. 더 심해지면 다리 전체가 터질 듯이 아프다.

허리 디스크의 경우 앉거나 서 있어도 통증이 있을 수 있지만 척추협착증의 경우는 대개 걸을 때, 움직일 때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다. 허리 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극심한 통증이 찾아오지만, 척추협착증의 경우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호전되고 반대로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더 심하다. 또 허리디스크는 다리를 조금만 올리려 해도 심한 요통으로 인해 식은 땀이 나지만, 척추협착증은 그렇지 않다.

○ 척수 풀어주는 ‘ULBD’치료법

척추협착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척추내시경시술’과 ‘척추신경박리술’이 있다. 척추내시경시술은 초소형 내시경을 이용해 좁아진 신경을 늘리는 방법이다. 디스크 조직을 제거할 때도 이 방법을 쓴다. 따로 절개하지 않고 바늘을 통해 가느다란 관(카테터)을 삽입한다. 전신마취가 아닌 부분마취만 하기 때문에 고령이나 고혈압 환자에게 적합하다. 척추신경박리술은 꼬리뼈를 부분마취한 후 특수하게 만들어진 관을 삽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염증이 재발하지 않도록 약을 주입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 ‘굿스파인 병원’ 박진규 원장은 “과거에는 전신마취를 해 인공뼈를 삽입하고 나사못을 고정하는 방법(척추유합술)을 많이 했는데 최근에는 절개부위를 최대한 적게 하는 방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시술법으로 ‘ULBD’가 있다. 이 방법은 눌린 척수를 풀어주는 것으로, 신경통로를 넓혀주는 게 목적이다. 수술시간이 1시간 정도로 짧고 절개 부위가 2cm인 것이 장점이다. 수술 후 5시간 후부터는 걸을 수 있으며 약 6주 뒤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박 원장은 “골다공증 환자도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 척추 주변 근력 키워야 예방 가능

척추협착증의 경우 노화가 주된 원인이지만 생활습관으로도 어느 정도는 예방할 수 있다.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게 척추 주변의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빠뜨려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수영, 스트레칭, 자전거 타기 등을 꾸준히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트레칭을 자주 하면 관절이 지속적으로 움직이면서 부드러워진다.

평소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야 한다. 번쩍 들었다가는 십중팔구 허리에 무리가 간다. 허리를 바르게 세우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쪼그려서 앉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척추협착증뿐 아니라 관절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걷는 방법이 중요하다. 발을 디딜 때는 뒤꿈치부터 닿게 하고 발을 뗄 때는 엄지발가락에 중심을 실어 바닥을 차내는 듯한 느낌으로 걸음을 옮긴다. 무릎은 너무 일자로 펴지 말고 약간 앞으로 부드럽게 굽혀서 걷는 것이 좋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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