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제일정형외과 척추관절시리즈]<2>어깨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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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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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면 낫겠지?… 오래 방치하면 작은 충격에도 파열

《서울 서초구에 사는 이모 씨(47)는 연초에 헬스클럽에 등록하고, 직장 야구동호회에도 가입했다. 새해를 맞아 건강을 더 가꿔야겠다는 다짐에서다. 그러나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났다. 어깨 통증이 생긴 것.

처음엔 근육통이려니 생각하고 파스를 붙이는 선에서 처치를 끝냈다. 증상은 더 심해졌고, 급기야 병원을 찾아야 할 정도가 됐다. 의사는 ‘어깨충돌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감싸고 있는 어깨뼈와 팔뼈의 간격이 좁아져 발생하는 병이다.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뼈가 충돌하니 통증이 생긴다. 팔을 머리 위로 들어올릴 때나 뒤로 젖힐 때도 어깨관절에서 뭔가 걸리는 소리가 나고 통증이 느껴진다. 아픈 어깨 쪽으로 누우면 잠을 청하기도 힘들다. 머리를 빗거나 샤워를 하는 등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데에도 불편함을 겪게 된다. 낮보다 밤에 통증이 더 심하다.》
○ 나이 들면서 어깨질환 증가

금정섭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이 어깨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금정섭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이 어깨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노인성 척추관절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제일정형외과병원에 따르면 어깨충돌증후군은 40, 50대에 주로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팔뼈와 어깨뼈 사이에 있는 힘줄(회전근개)의 근력이 약해지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반복적으로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나 충격에 의해 외상이 발생했을 때 걸리기도 한다.

금정섭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은 “40, 50대는 운동이나 업무 등으로 활동량이 많아 어깨충돌증후군이 많이 발생한다. 치료를 방치하거나 소홀히 할 경우 회전근개 질환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치료도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어깨질환에 걸리면 가급적 일찍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들어 노년층도 어깨충돌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장년층은 물론 노년층도 체육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때로는 평소보다 무리하게 운동하다 어깨충돌증후군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부들도 어깨충돌증후군을 주의해야 한다. 사실 주부들은 일상생활 자체가 이 병의 위험인자다. 빨래 설거지 청소 등 가사노동이 모두 어깨를 사용하기 때문. 게다가 모두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다. 그러니 어깨에 충격이 쌓여 어깨충돌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다. 비단 이들만이 아니라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업종의 종사자들은 ‘잠재적 환자’가 된다.

어깨 건강에 소홀하거나 어깨충돌증후군이 판명났는데도 방치하면 회전근개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어깨관절염으로도 번질 수 있다.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회전근개는 네 가지가 있다. 주로 어깨나 팔을 여러 방향으로 돌리고 회전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회전근개 주변의 뼈가 노화됐거나 지속적인 충격을 받아 마찰이 심해졌다면 회전근개 질환이 생긴다. 오래 방치하면 작은 충격에도 힘줄이 끊어져버리는 회전근개 파열로 진행될 수 있다.

회전근개 질환의 증상은 어깨충돌증후군과 비슷하다. 다만 팔을 올릴 때 나타나던 통증이 완전히 팔을 올리면 사라지기도 한다. 특정 방향으로만 통증이 오기도 한다.

어깨질환의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어깨통증을 단순히 오십견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깨와 관련된 질환은 50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정섭 원장은 “어깨는 다양한 신체활동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충격을 받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하고 정확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단시간 수술로 회복도 빠르게

회전근개 손상.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회전근개 손상.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어깨충돌증후군이나 회전근개질환 모두 초기라면 3, 4개월 치료로 증세가 호전된다. 어깨통증의 원인이 되는 행동을 피하고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등을 병행하면 된다. 그러나 증세가 6∼12개월 지속되거나 부상에 의해 어깨 파열이 발생해 상태가 안 좋은 상황이라면 별도의 시술을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절개 부위를 작게 해 회복이 빠른 관절내시경 시술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이 시술은 초소형 카메라와 시술 도구가 부착돼 있는 내시경을 관절 안으로 넣어 다친 부위를 직접 보면서 치료하는 방법이다. 절개 부위는 0.5cm 정도이며 시술 시간은 1시간 이내다.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병이 심해져 어깨를 잘 움직이지 못할 정도라면 어깨관절의 수명이 다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해법은 있다. 바로 ‘인공관절 치환술’이다. 인체에 해가 없는 금속이나 세라믹으로 만든 인공관절을 넣는 것. 이 시술이 성공하면 환자가 정상관절 기능을 회복하고 통증도 대부분 사라진다. 외상(外傷)으로 어깨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통증이 극심할 때에도 이 시술이 활용된다.

어깨 인공관절의 장점은 통증을 크게 감소시키고 수술 후 회복 속도도 빠르다는 것이다. 어깨의 운동 범위도 증가시킨다. 다리관절과 달리 체중이 실리지 않는 부위라 인공관절 수명이 훨씬 길다. 수술 후 과격한 운동만 하지 않는다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

금 원장은 “과거에는 어깨질환 수술을 할 때 전신마취를 했지만 최근에는 팔과 어깨 부분만 마취하고도 수술할 수 있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거의 없고 수술 시간도 짧아 체력이 약한 노인 환자도 쉽게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들도 수술을 두려워해 치료를 회피하지 말라는 당부다.

수술을 했다고 해서 어깨가 바로 정상 상태가 되는 건 아니다. 꾸준한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금 원장은 “병원에서 알려주는 적절한 운동방법을 숙지한 뒤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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