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Q&A]Q:정신분열병은 불치병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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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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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병이름 긍정적인 ‘조현병’으로… 약물-주사로 정상생활 가능해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Q. 정신분열병은 불치병이 아닌가요?

A. 정신분열병이라는 병명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불치병 또는 난치병이라거나 이런 환자는 격리 수용해야 한다는 등 근거 없는 편견과 낙인, 병명이 주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해소하기 위해 ‘조현병’으로 병명을 고쳤습니다.

이는 질병연구와 치료에서의 발전을 반영한 조치이기도 합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정신분열병은 뇌신경망의 이상과 관련돼 있습니다. 또 주사 한 번으로 약효가 한 달 정도 지속되는 약이 나오는 등 치료법의 발전에 따라 질병을 조기에 치료받은 환자는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합니다. 치료를 잘 받고 자신의 분야에서 훨씬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 사람도 있습니다.

의학적 발전을 반영한 병명인 조현(調絃)은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라는 뜻입니다. 뇌신경망이 느슨하거나 단단하지 않게 적절히 조율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또 현악기가 좋은 소리를 내듯 병으로 인한 정신의 부조화를 치료로 다스리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조현병 치료에서 조기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점이 재발 방지입니다. 재발할수록 뇌는 점점 망가지면서 치료가 어려워집니다. 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환자가 자신의 질병을 부인하고 치료를 중단하는 일이 일어나곤 합니다.

질병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없애려면 병명을 고치는 일 못지않게 제도적이고 정책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현재 정부는 국민 정신건강 향상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재발을 방지하고 사회 복귀를 돕는 방향으로 정신질환 정책이 바뀌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이제는 조현병 환자가 격리 수용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는 구성원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 사회적인 분위기 또한 생기기를 바랍니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신분열병#조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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