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멸종때 작은 포유류 생존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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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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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니보다 어금니 발달
식물 먹으며 살아남아

그레고리 윌슨 교수팀이 조사한 중생대 다구치목 동물 복원도. 어금니가 넓적하고 표면이 울퉁불퉁한 것으로 보아 식물을 먹고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처 제공
그레고리 윌슨 교수팀이 조사한 중생대 다구치목 동물 복원도. 어금니가 넓적하고 표면이 울퉁불퉁한 것으로 보아 식물을 먹고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처 제공
중생대를 주름잡았던 공룡은 약 6500만 년 전 지구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공룡과 함께 살았던 작은 포유류는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았다. 이들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공룡이 먹지 않는 식물을 먹을 수 있도록 이빨이 진화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그레고리 윌슨 교수팀은 중생대 때 살았던 설치류의 일종인 ‘다구치목’ 동물이 속씨식물을 먹는 초식동물이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15일자에 발표했다. 이 설치류는 중생대인 1억7000만 년 전에 등장해 6500만 년 전에 시작된 신생대까지도 번성했다. 그동안은 설치류들이 공룡알을 훔쳐 먹거나 곤충을 잡아먹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었다.

연구팀은 이 동물 화석 41개의 이빨 부분을 레이저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해 0.03mm 단위로 촬영한 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3차원 고해상도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 결과 현재와 가까운 화석일수록 송곳니가 작고 어금니 개수가 더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초식동물에 가깝다는 얘기다.

이빨 구조는 그 동물이 무엇을 먹는지 확인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육식동물은 먹이를 쉽게 찢을 수 있도록 날카로운 송곳니가 발달한다. 그러나 초식동물은 송곳니보다는 어금니가 더 크고 개수도 많다. 섬유질이 많은 식물을 잘게 부수기 위해서다. 윌슨 교수는 “중생대 다구치목 동물은 속씨식물을 먹이로 삼은 결과 공룡이 멸종한 사건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신생대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l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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