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의약]로고 디자인 변경·오랜 역사의 노하우로 한방제약 발전의 구심점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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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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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무약



“제비 몰러 나간다∼”

작고한 박동진 명창의 시원한 판소리 가락을 기억하는지. TV 광고를 통해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라는 짧고도 굵은 한마디를 남긴 박 명창은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한방제제인 ‘솔표 우황청심원’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솔표 우황청심원을 만드는 조선무약은 100년 역사를 바라보는 한방의약 전문회사다. 독립운동가이자 한의학자였던 고 박성수 회장이 1925년 서울 충정로에서 창업한 조선무약은 국내 최초로 한방 KGMP공장을 가동해 한방의약의 현대화와 표준화를 이끌었다.

또 120억 원을 투자해 한방약제인 사향을 대체하는 물질 ‘엘-무스콘’을 개발하는 등 한방의약의 과학화도 시도했다.

조선무약의 주력제품 우황청심원은 고혈압, 뇌경색, 심장질환 등에 효력을 발휘하는 일반의약품이다. 동의보감 처방으로 만든 ‘원방 우황청심원’이 시초인데, 이는 조선시대부터 귀한 약으로 여겨 중국으로 선물을 보낼 때 가장 선호하는 품목 중 하나로 꼽혔다.

박성수 창업주는 동의보감 처방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체질 변화에 맞게 처방전을 바꿔 ‘경험방 우황청심원’을 만들면서 우황청심원을 대중적으로 보급했다. 조선무약은 “다른 제약회사들도 솔표의 창업주가 정립한 처방으로 우황청심원을 제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무약의 또 다른 주력제품은 소화제 ‘위청수’다. 위청수는 탄산가스가 들어있지 않아 위에 자극이 적은 것이 큰 장점이다. 조선무약은 “위청수를 약국뿐 아니라 할인점, 편의점, 슈퍼마켓 등에서도 살 수 있게 돼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무약은 한때 연 매출 800억 원을 넘길 정도로 크고 탄탄한 회사였지만 부도를 맛보는 아픔도 겪었다.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경영난이 시작됐다. 결국 2000년 부도가 난 후 2002년에는 채권자 98% 동의를 얻어 화의절차에 들어갔다. 2008년 주요 거래처였던 의약품 도매업체의 부도로 유동성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법원에 회생신청을 하게 됐고, 현재 새 주인을 찾아 매각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조선무약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뛰고 있다. 솔표 로고의 디자인을 변경하고 패키지 디자인도 바꿔 좀 더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디자인의 솔표 우황청심원은 전통적인 한방제제이지만 단순하고 안정된 이미지로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지난해에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체와 업무제휴를 하고 건강기능식품 및 건강식품 개발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했다. 조선무약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진입해 연 7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환 조선무약 경영위원장은 “미국, 유럽연합(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국내 제약산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제약업을 살릴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는 전통 한방제약산업의 육성과 발전”이라며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갖고 있는 솔표 조선무약이 한방제약산업 발전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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